1월1일 새벽 알렉산드리아 콥틱교회서 예배중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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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날인 1일 콥틱 교회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1명이 숨졌다.

 

한국교회로 치자면 송구영신예배였다. 1월 1일 0시20분 무렵, 갑자기 꽝 소리가 나면서 예배당은 삽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예배당 뒤쪽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고 예배를 드리던 신자들은 우왕좌왕했다. 예배 인도자는 예배를 멈췄고 이어 신자들을 향해 동요하지 말 것을 반복해 주문했다.
예배당 뒤편에서는 울음 섞인 비명과 외침이 이어졌다.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알키디신 교회에서 발생한 폭발 장면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이다.
이집트 주간 매체 ‘아랍웨스트리포트’는 1분34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하고 폭발로 21명의 신자들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AP와 AFP 등 통신도 이집트 내무부 소식을 인용, 폭발 사건이 외국과 연계된 자살 폭탄테러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1일 밝혔다.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현장 조사 결과 자살테러범이 군중 사이에서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폭탄 공격의 배후에는 외국의 테러 조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집트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교회 앞에 주차된 차량에 적재된 폭탄이 터져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었다.
이집트 전통 기독교 분파인 콥틱 기독교인들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이번 폭탄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아델 라비브 알렉산드리아 주지사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를 배후로 지목했다.
라비브 주지사는 “알카에다 조직은 이집트의 교회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왔다”며 “이번 사건은 종교 간 분파주의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는 지난해 11월 이집트 콥틱교회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무슬림 여성 2명을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기독교인을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성바울베드로콥틱정교회로 불리는 이 교회는 그러나 외국 연계설을 부정하고 있다. 아랍웨스트리포트에 따르면 교회는 “이번 폭발이 그동안 계속돼온 이슬람 분파 갈등의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 2006년에도 교회 신자 1명이 살해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무슬림 여성 억류 주장에 대해서도 교회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차별과 신변 위협을 겪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콥틱 기독교인은 이집트 전체 인구 8000만 명 중 10% 가량을 차지한다. 이들은 다수 무슬림에 비해 사회적 경제적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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