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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자 수 감소세 지속, 

청소년·청년은 역주행. '


‘2018년 자살예방백서’에 드러난 대한민국 자살 문제의 현주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국내 자살 사망자는 2011년 1만5906명에서 2016년 1만3092명으로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로 따지면 2011년 역대최고치인 31.2명에서 5년 만에 25.6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2016년 기준으로 10대는 전년 대비 0.7명, 20대는 0.01명 늘었다. 


증가폭이 크지 않지만 다른 연령층의 감소 추세와 대조적이라는 점, 해당 연령층이 청소년·청년 세대라는 점에서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인 박상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는 주된 이유로 ‘학교 성적’(40.7%) ‘가족 간 갈등’(22.1%) 등을 꼽은 데 주목했다.


박 교수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적 하락을 두고 자녀를 꾸짖는 부모와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다”며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과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부모들이 빚어낸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세속적 교육관을 벗어나 자녀의 꿈과 비전,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자살예방을 위한 선행과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근 ‘스라밸’(Study and Life Balance·공부와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도 언급했다. 


그는 “기독 학부모들부터 ‘쉼이 있는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쉼을 통해 행복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형성한 자녀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가 출범하면서 범종교적 자살예방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부센터장은 “청소년 세대는 교육효과가 가장 높은 연령층이고 종교기관은 연령별로 촘촘하게 교육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교회 주일학교는 어려서부터 생명존중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자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자살 시도 전 종교 지도자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대응 마련도 주목된다. 


신 부센터장은 “서울대 공대의 경우 2016년부터 자살예방교육(3시간)을 수강해야 졸업자격 및 논문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도록 했다”면서 “예비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대에도 이 같은 과정을 도입한다면 자살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살을 대하는 한국교회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는 “규모가 작은 교회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자살예방 활동이 많다”며 지역 주민센터와 연계해 차상위계층을 보듬는 일, 1교회 1학교 자매결연을 통한 자살예방교육 등을 제안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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