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신앙지키기 어려워
성숙한 영적 모습이 그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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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26)씨는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사원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회사지만 그는 고민이 많다.
반기독교적인 회사문화 때문이다.
박씨는 고사를 지내거나 단란주점에 갈 때마다 난감했다. 그는 신앙인의 양심상 내키지 않았지만 동료나 선배들의 시선이 두려워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그는 “주일근무도 많고 반기독교적 정서가 많은데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 입사 2년차인 병원 질병관리본부 연구원 최모(27·여)씨는 임상실험을 할 때마다 마음이 한편이 불편하다.
지원자에 한해 지급하긴 하나, 피험자에게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을 주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는 “때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일이라 생각하고 조직에 순응할 때 ‘결국 나도 안 믿는 사람과 똑 같구나’ 싶다”고 고백했다.

 

크리스천 직장인은 힘들다. 직장에선 빛과 소금, 교회에서는 선한 종의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두 역할을 잘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초년생이라면 더 그렇다.
많은 크리스천 청년은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하기 일쑤다.
조직에 동화되거나 교회에 더 집중하거나. 하지만 둘 다 크리스천 직장인으로서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박씨, 최씨와 같은 고민을 했던 입사 11년차의 건설회사 직원 윤모(37)씨는 나름대로 조언을 내놨다. 한국기독학생회(IVF) 경인지방 이사이기도 한 윤씨는 “후배들이 무조건 율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회사가 왜 이런 것들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와 동료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기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이 향락을 추구하는 건 정서적인 갈증 때문”이라며 “함께 공감대를 가지되 모임이 퇴폐적으로 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크리스천 직장인이 이들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신앙공동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기독교 건설인 클럽’을 만들어 매달 회원들과 모임을 갖는다.
건전한 직장문화 조성을 위해서다. 그는 “환경이 열악할수록 신앙을 위해서 공동체가 필요하다”며 “선교지에 왔다는 마음으로 크리스천 직장인들이 비신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공동체에서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사역연구소 원용일 목사도 신앙공동체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알고 보면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경험한 고민”이라며 “함께 나누고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목회자연합 청년리더십센터 장완익 목사는 ‘뜻 세우기’와 ‘손해 각오하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니엘처럼 분명한 뜻을 세우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인답게 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손해를 두려워하면 조직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회가 현실에 맞는 적절한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이 올바른 신앙생활이라 교육받은 청년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신앙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큐티 등을 통해 기초 영성을 관리하고, 신앙공동체에서 함께 기도하라고 권했다.
균형 잡힌 시각도 중요하다. 원 목사는 “세상과 구별되어 살지만 ‘격리’돼서는 안 되고, 직장문화에 적응하되 ‘동화’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안을 찾는 적극적 태도도 필요하다.
원 목사는 사회 초년생에게 “종교적 행위가 아닌 영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낼 수 있다”며 “문제의식을 갖고 애를 쓸 때 주변으로부터 그리스도인이라 인정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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