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행한 목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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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식 수술을 앞두고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송경환 목사와 이창숙 사모.

 

“이분은 꼭 살려야 합니다.” 병으로 쓰러진 동료 목사를 살리기 위해 주위 목회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경기도 이천시 수남제일교회 송경환(50) 목사는 지난달 초 간경화 증세로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998년 B형 간염으로 간성혼수에 빠졌고 지난해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 간 이식 외엔 치료방법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비 때문에 손을 쓰지 못하고 버텨오다 최근 복수가 차오르며 아주대 병원에 입원했다.
송 목사가 쓰러지자 평소 친분을 쌓아왔던 목회자와 사모들이 병원으로 달려왔다.
이들은 송 목사가 회장으로 섬기던 이천시장로교목회자연합회 소속 목사로 20년 동안 경기도 이천 지역에서 강단 교류와 연합기도회 등을 개최하며 협력해왔다.
송 목사의 사정을 익히 알고 있던 목회자들은 서로 자신의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병원 진단 결과 양대규(53·믿음의교회) 목사와 김선곤(46·주는교회) 목사가 적합 판정을 받았다.
양 목사는 나이가 많아 제외됐다가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 기증하면 주는 사람이나 환자가 더 안전하다는 병원 판단에 따라 이식에 합류했다.
두 사람의 이식으로 성공률은 증가했지만 그만큼 수술비가 늘어났다.
병원 측이 제시한 비용은 6000만원. 이천시장로교목회자연합회는 일단 송 목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500만원을 모아 수술 일정을 잡았다.
결국 오는 7일 3명의 목회자가 동시에 수술대에 누워 장장 16시간의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연합회 측은 모자라는 수술비는 일일밥집을 열어 모으기로 하고, 지역의 소망치과 김동훈 원장이 1000만원 보내와 수술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비를 채우기 위해서는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양 목사와 김 목사는 4일 수술에 앞서 최종 검사를 받는다.
양 목사는 3일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생각했다.
누구나 강도를 만날 수 있고 나도 지나칠 수 있었을 텐데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며 “부끄럽게도 23년간 목회하며 설교했지만 말씀이 살아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92년 교회를 개척해 지난해까지 비닐하우스에서 성도 20여명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역 내 장애인과 독거노인, 조손가정 아이들을 사모와 함께 가족처럼 돌봤다.
지난해 말에는 그의 목회 활동에 감동한 군포제일교회(권태진 목사)의 후원을 받아 79.2㎡(24평)의 아담한 조립식 예배당도 건축했다.
가족은 이창숙(53) 사모와 지체장애 1급인 딸, 고3 아들이 있다.
사모 역시 몇 해 전 고혈압과 뇌경색으로 쓰러진 적이 있어 건강이 좋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동료 목사들은 “송 목사는 성도들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주님의 신실한 종인 송 목사님을 기필코 살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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