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잃어버린 목회자,
돈·권력·명예 철저히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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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찬 총신대 교수(오른쪽)와 송병현 백석대 교수는 “사사기 시대가 암울했던 것은 가나안 이방 풍습에 타협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에 스며든 돈과 권력, 명예라는 이방 풍습을 철저하게 구별하지 않으면 신(新)사사기 시대를 맞이할 가능서어이 놓다”고 우려했다.

 

구약 사사기에는 교회공동체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상을 초월한 사건이 다수 등장한다.
신앙지도자들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첩을 두고 우상을 지닐 만큼(삿 18:20) 수준 이하의 삶을 살았고 이스라엘 지파 전쟁으로 베냐민 자손이 전멸할 뻔했다.
백성들은 여호와의 규례와 율법을 벗어나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해’(삿 21:25) 신앙·도덕적 기초가 땅에 떨어졌다. 타락과 거역, 배반으로 점철된 구약의 종교적 암흑기를 바라보며 사사기 기자는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했다’는 말만 반복한다.
1970·80년대 부흥을 경험했던 한국교회도 최근 들어 목회자 윤리문제와 지도자들의 사심(私心), 명예욕에 따른 갈등으로 품위와 권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들은 예배당이 아닌 학원으로 향하고 이단이 창궐한다.
설상가상으로 안티기독교 세력은 교회를 맹렬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350년 사사기 암흑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비슷한 시기 사사기와 관련된 책을 내놓은 송병현 백석대 교수(엑스포지멘터리 사사기)와 김지찬 총신대 교수(오직 여호와만이 우리의 사사)를 만나 한국교회가 신(新)사사기 시대를 경계해야 할 이유를 들어봤다.
“서원을 지키기 위해 딸을 제물로 삼는 입다나 복수심에 불타 첩의 시체를 열두 토막 낸 레위인 등 사사기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적입니다.
모두가 내쫓아야 할 이방 민족의 풍습을 경제적 논리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다 보니 생긴 결과입니다.
즉 ‘스노볼 이펙트(Snowball effect·눈덩이 효과)’죠. 오늘날 한국교회엔 그게 맘몬, 즉 돈입니다.”(송 교수) “갈수록 타락해가는 사사들의 모습 때문에 사사기는 전체적으로 암울한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제가 보기엔 목사님들이 강단에서 사사기 설교를 너무 안 하세요. 교회 치부가 드러나는 부정적 내용 때문일까요.”(김 교수)
두 교수는 100여년 만에 엄습한 한국교회의 위기가 신학의 부재, 냉담한 신앙심, 목회자 문제에서 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결국 신학의 문제”라면서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것만 가르치고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원정출산, 다운계약서 등으로 표출된 풍요 앞에서 교회가 공평과 정의 등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사사기 후반으로 갈수록 이스라엘 민족은 더 이상 하나님께 어떤 기대도 않고 주님을 무시하며 가나안 민족보다 악행이 더했다”면서 “총체적인 문제는 사사(목회자)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두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다. 한나가 겪었던 ‘불임’의 시대를 경험하고 사무엘을 필두로 한 ‘미스바 세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국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의 ‘불임’을 경험하고 있어요. 하나님이 얼굴을 가리시면 결국 사람들은 부재중에 주님의 임재를 갈망하지 않을까요. 다음세대에게 예수를 제대로 믿고 희생하는 모습을 삶으로 보여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김 교수) “문제가 총체적이고 절망적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한국교회를 사랑하십니다.
옳은 길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선을 그으라는 게 사사기의 가르침입니다.
맘몬의 시대, 정신 바짝 차리라는 거죠. 조만간 질서와 가치관이 재정립되는 시기가 올 겁니다.”(송 교수)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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