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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목회자 사모는 얼마나 행복할까.
A사모는 교회 성도 수가 50명도 채 되지 않는 섬지역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는 행복하다.
가정사역자로서의 꿈이 있고 무엇보다 목회자인 남편과 관계가 좋기 때문이다.
반면 작은 도시에서 개척교회를 섬기는 B사모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남편과 성도들의 갈등을 중재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B사모는 “아내로, 사모로 설 자리가 없는 지금 행복은 요원한 일 같다”고 고백했다.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 가정사역원(원장 김향숙)은 최근 전국 교회 사모 3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표 참조).
설문 결과 자신이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모는 8.7%인데 반해 자신이 불행하다는 응답은 18.2%였다. ‘불행한 사모’가 ‘행복한 사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나머지 73.1%의 사모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모들 중 결혼생활이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모는 87.6%였다.
반면 불행하다고 응답한 사모들 중 결혼생활이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4.3%에 불과했다. ‘매우 불행하다’는 6.8%, ‘불행하다’는 19.3%를 각각 차지했다.
결혼생활의 행복 여부가 사모의 행복 여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목할만한 점은 사모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요건이다.
정서적인 함양보다 장래 비전을 갖는 것이 사모의 행복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떠올랐다.
행복점수를 높게 표시한 사모들은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가’란 질문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싶다’(79.4%),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20.6%)고 답했다.
김향숙 원장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학력이 높아지면서 사모의 행복 요건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교회의 크기와 성도 수는 사모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현재의 성도 수에 만족한다’는 문항에서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모들의 75%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반면 행복지수가 낮은 집단의 80.6%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100명 미만’(36.4%)과 ‘100~300명 미만’(36.4%) 규모의 교회를 섬기는 사모들이 주로 행복지수가 높았다.
김 원장은 성공이 아닌 행복을 목적으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모행복처방’을 내놓았다. ‘사모이기 전에 아내가 될 것’, ‘한 영혼을 소중히 바라볼 것’, ‘꿈꾸는 사모가 될 것’ 등이다.
김 원장은 “이번 설문은 교인 수와 교회성장이 행복의 조건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외적조건보다는 가정생활과 자아실현 욕구 같은 사모 개인의 내적 태도가 행복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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