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100년 가까이 사용해 온 지번주소를 변경해 29일부터 도로명 주소를 법정 주소로 확정해 사용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도로명 주소 제도에 대해 종교계가 일부 반발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봉원교회는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받아본 뒤깜짝 놀랐다. 도로명 새 주소에 불교의 사찰 이름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봉원교회는 그동안 ‘봉원동 42-6번지’로 사용했지만 앞으론 ‘봉원사 2길 13’이란 사찰 이름이 들어간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혜성교회와 서울중앙교회 등은 이 지역 사찰인 봉은사 이름이 들어간 도로명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이들 교회는 봉은사와 거리도 많이 떨어져 있어 굳이 사찰 이름이 들어간 주소를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앞으로 교회 주보나 명함 등에 사찰 이름을 표기할 것을 생각하니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처럼 사찰 이름을 넣은 새 주소를 사용해야 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명 주소에 대한 반발은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현재 불교식 이름이 들어간 주소를 사용하는 100여 곳이 새도로명 주소에서는 대부분 빠져있기 때문이다.
‘화계사로’의 경우 ‘덕릉로’로 변경되고, ‘보문사길’도 ‘지봉로’로 바뀌게 된다. 이때문에 불교계는 종교적 편향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적 배타성에 빠지기 보다는 종교간 상생과 공존을 모색하고, 새로운 주소 제도 도입 취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편의주의적 탁상 행정이 아닌 시민들의 불편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크리스천노컷>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