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성도 대회 현장 / 오산리 기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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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1m 남짓한 기도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 지열까지 가세해 내부는 숨이 턱턱 막혔다.
찜통 같은 공간에서 낯선 외국말이 들렸다. 방언기도가 터졌나 싶었으나 기도하는 사람은 모두 홍콩이나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서 온 중화권 외국인이었다.
뙤약볕 속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이들은 굴 안으로 한 명씩 들어갔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봤다.
한문으로 ‘禱告洞(도고동)’이란 임시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중국 발음으로 ‘따오가오동’. 기도굴이란 얘기다.
경기도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23회 아세아성도 방한 성회는 은사를 구하는 3700여명의 중화권 성도들로 북적댔다. .
21일 오후 기도굴로 향하던 리시앙(35·여·홍콩감리교회)씨는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기 위해 성회에 참석했다”며 “기도굴에 다녀온 사람들이 꼭 가보라 해서 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개막된 성회는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성회의 목적은 한국교회의 독특한 신앙과 열정을 중화권 교회에 전달하는 데 있다.
외국인인 그들에겐 이색 체험. 금식 역시 이번 성회의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공식적으로 7끼를 금식한다. 주최측은 22일 점심만 제공한다.
메뉴는 흰죽이다. 참가자는 물통을 들고 다녔고 기도원 곳곳에 설치된 식수대를 이용했다.
식수대 앞에서 만난 차이쥐밍(27·홍콩기독교1128교회)씨의 입술은 바짝 말랐다. 괜찮은지 물었다. “좀 힘들다. 예상보다 한국이 덥다. 하지만 이것도 훈련이고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2006년 성회에 참석했다 신앙적 도전을 받고 이번엔 아내와 함께 왔다.
“기도를 많이 했어요. 부모님 건강과 우리 가정에 건강한 아이를 주시도록요. 또 크리스천 직장인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했어요. 한국교회의 열정을 홍콩교회가 배웠으면 좋겠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가 속한 교회는 이번 성회에 40명이 참가했다. 역대 최고라고 했다.
성회 주최측인 여의도순복음교회 동북아선교회 임익주 장로는 “교회 단위 참가자가 많은 데 그 이유는 이전에 참가했던 목회자와 성도들을 통해 교회가 부흥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의 신앙과 열정을 현지에 접목하면서 많게는 10배 이상 성장하는 교회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참가자는 목회자와 전도사, 평신도 리더가 많다. 여성이 3분의 2를 차지하며 절반이 30∼40대다. 임 장로는 “젊은 참가가 많은 것은 그만큼 중화권교회의 역동성을 말해준다”며 “교회의 허리인 이들이 교회와 사회 속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회 하루는 오전 5시30분 새벽예배와 함께 시작된다. 오전과 오후에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전하는 세미나와 예배 등에 참석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부흥회가 이어진다. 부흥회는 하루의 하이라이트로 참가자들은 신앙적 열정을 쏟아놓는다.
그리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이들은 지난 2월까지 참가신청을 마쳤다. 120여명의 스태프들은 성회 일주일 전부터 훈련과 기도로 준비했다.
참가자들은 23일 2∼3명씩 나뉘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또 다른 특징인 구역예배를 경험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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