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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기학 우리민족교류협회 이사장이 27일 북한 작가들이 그린 한국 최고의 교회 황해도 소래교회 그림을 펼쳐보이고 있다.


1907년 평양대부흥을 이끈 평양 장대현교회 등 북녘 땅 교회의 옛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담긴 달력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아, 북녘 땅! 잊혀진 교회들’이란 이름이 붙은 이 탁상용 달력에는 리창국(필명 리차국) 리명옥(〃리영옥) 안현일(〃안현임) 홍철명(〃홍철민) 등 평양 만수대창작사 소속 북한 작가 4명이 붓으로 그린 수채화 그림 12점이 실려 있다.
이 ‘2012 예수 향기 캘린더’(사진)는 전국기독교총연합회(전기총·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와 ㈔우리민족교류협회(이사장 송기학)이 북측에 그림을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달력에 수록된 북한교회와 신학교는 평양 장대현교회를 비롯 한국 최초의 교회인 황해도 소래교회, 조만식 장로 등 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한 평양 산정현교회, 함남 북청 성결교회, 평양 조왕리교회, 평양 남산현교회, 원산 중앙교회, 평양 장로회신학교, 황해도 사리원교회, 황해도 풍천읍교회, 개성 북부교회 등 총 12곳이다.
북한교회와 신학교를 재현한 작가들은 북한 최고의 화가들이다.
리창국은 모스크바 세계청년학생축전에서 조선화 ‘배꽃과 물까치’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힘있는 필치로 개성적인 화법을 구현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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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만수대 창작사 소속 작가들이 재현한 북한교회 옛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해도 소래교회, 평양장대현교회, 평양 산정현교회, 개성 북부교회.


리명옥은 섬세하고 고상한 세화기법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또 안현일은 조선 아동미술 창작에 큰 업적을 남겼고, 홍철명은 2005년 ‘성균관의 가을’ 등 많은 대작들을 창작해 착상력이 뛰어나고 정서가 풍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력이 제작된 사연이 있다. 엄신형·피종민·민승 목사 등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2007년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방문자들은 북한 관계자에게 북한의 종교법에 현존하는 건물이나 토지가 과거에 종교와 관련이 된 것임이 증명되거나 확인이 될 경우, 그 관련된 종교기관에 돌려 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신형 목사는 “이 이야기를 듣고 북한 당국과 북한 작가에게 북한교회나 신학교를 그대로 재현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이제 날로 가까워져 가고 있는 북한교회 재건사업을 한국교회가 효율적으로 감당해 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북녘 땅에서 소멸된 교회에 대한 자료를 찾는 기초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기학 이사장은 “이 그림들은 여러 고증과 사진자료를 근거로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작품성도 높다”며 “곧 이 그림들과 다른 북한교회 사진을 그린 그림 등 총 10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이사장은 또 “현재 많은 북한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참된 의미를 잃고 십자가가 제거된 채 공연장이나 터만 남아있고 심지어 우막으로 쓰이는 곳도 있다”며 “해방 직후 북한 지역에는 약 3000여 교회와 2만 5000여명의 성도들, 그리고 260여명의 성직자들이 있었고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렸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도 북한 땅에 남아있는 성도들은 이에 대한 스스로의 자부심과 자신들이 끝까지 신앙을 지키고 있다는 ‘남은 자’(remnant)의 긍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력은 특히 예수탄생 이야기와 시편 45편에 등장하는 유향 향수를 입혀 1년 내내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달력과 그림은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 및 상표 출원을 받았다(02-3676-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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