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평균 100개 교회 경매 매물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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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 무리하게 교회를 건축하는 관행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건축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한 교회들을 살펴보았다.
한 부동산 경매업체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약 100개의 교회가 부도나 경매에 넘어가고 있었다.


빚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기불황에 따른 헌금 수익 감소로 교회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것.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파산선고를 받은 교회 대부분은 무리한 교회 건축이 발단이 됐다.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A교회를 찾아가봤다.
평일 오후지만 교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고, 교회 시설 곳곳이 방치돼 있다. 이 교회는 교육관 신축을 위해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지난해 1월 경매에 넘겨졌다.
이 문제로 담임목사는 사임하고,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당 노회가 교회 건물이 이단에 넘어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경매 중지를 시켜놓았다는 것이다.
인천 부평의 B교회.
이 교회 역시 건축을 위해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해 올 2월 파산했다. 교인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교회 건물이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었다.
사실 이 교회는 30년 넘도록 지역사회를 돌보는 목회와 교도소 특수목회를 병행해 이웃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은행 빚 때문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 교회의 교단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여러가지 사회봉사활동을 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교회"라며, "결국 은행이자를 상환하지 못해서 경매로 부쳐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부동산 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교회 매물이 2009년에 92건, 2010년 113건, 지난해 96건으로, 연 평균 100여 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교회들이 지난 2008년 이후 저당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교회 건축 등 무리한 투자를 하고, 이를 갚지못해 경매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교회 대출방식이 대부분 5년 거치 후 일시 상환하는 방식이어서 경쟁적인 교회 건축을 계속할 경우 파산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매까지 가지 않고 노회나 근처 큰 교회가 인수하는 경우, 또는 부도 전 교회 매매가 이뤄지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교회 파산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빚을 내 추진하는 무리한 교회 건축이 오히려 교회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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