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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리는  북한 교인들.


대학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신촌의 한 작은 교회. 예배드리는 모습만 봐서는 누가 북한 출신이고, 누가 남한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평화나루교회라 이름 붙힌 이 교회는 남한 사람과 북한 이탈 주민 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절반 정도가 탈북자들이다.
탈북자를 그저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 아닌, 같은 교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맞이하고, 앞으로 다가올 통일 한국 시대에 적합한 교회 모델을 고민하던 중에 설립한 교회이기 때문이다.
구윤회 목사(평화나루교회 담임)는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이런 과정이 모이면 훗날 통일이 됐을 때 건강한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예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년이 지난 지금에는 많은 부분 서로를 이해하게 됐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60년 이상 교류가 없었던 남북한의 문화적 차이나 생각이 교회에서 갈등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남한에서 태어난 전일구 씨(28세)는 "조금만 강압적이라고 생각이 들면 무의식적으로 반발하는 것을 느꼈다"며 "조금 더 신중하게 섬기고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은 누구보다도 서로 이해하고 도우면서지내고 있다.
탈북자 김정민 씨(가명)는 "우리 교회는 탈북자라고 해서 남한 사람들 눈치 안 보고, 주눅들지 않아 좋다"며 "이렇게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 자체를 북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평화나루교회는 아직 공동 성경공부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돕고, 직업 교육도 할 수 있는 시민단체를 만드는 목표를 갖고 있다.
탈북자들을 그저 돕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곁에 와 있는 친구로 대하는 평화나루교회. 구윤회 목사와 교인들은 앞으로 다가 올 통일 한국 시대에 건강한 교회 모델이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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