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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통상임금 지급과 임금 협상은 별개...임금 인상 거부 부당"
병원, 6년 연속 적자 및 퇴직금 증가로 경영난 심각 감당 어려워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지난 8월 말부터 장기 파업을 벌이자 병원 측은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광주기독병원의 노조 파업이 40일 넘게 장기화되고 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같은 필수유지 업무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인력이 병원 로비에서 농성 중이다.


기독병원의 노사갈등은 노조 측이 병원을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시작됐다.


임금협상에서 병원 측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며 발생하는 비용 부담과 이에 따른 실질적 임금 상승률을 이유로 임금동결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현재 2017년 공무원 임금표를 기준으로 91% 수준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저연차 직원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의 임금 인상률 보전과 인력 증원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임단협 논의와 통상임금은 별개"라며 "회사 측에서 이미 통상 임금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했기에, 통상임금 소급적용을 이유로 임금 인상 거부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 오수희 지부장은 "병원은 항상 마이너스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조합원 아니면 직원들의 희생만 계속 강요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임금구조가 생긴 것이고. 더 이상 노동조합한테 희생과 양보를 바라선 안되고, 시설과 장비 투자보다는 인력에, 특히 저임금에 시달리는 간호사 인력에 대한 집중이 올해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반면, 병원 측은 병원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근 퇴직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두 배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또, "저연차들의 임금이 다른 병원에 비해 적은 건 사실이지만 연차가 높아지면서 임금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3년차와 4년차 이상 노동자에게 인상``차등을 주는 '이중 호봉제'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기독병원 이성훈 의료부장은 "(미지급된 통상임금 지급에) 추가적인 임금 인상까지 한다는 것은 병원으로서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우니깐 올해는 (인상율) 1.8%선에서 만족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내년에 다시 또 하자 그렇게 읍소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병원의 상황에 대해서 거짓말하지 않으니깐 이해와 동조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노조와 병원 측은 여러 안건들을 가지고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자 병원 측은 지난주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병원 측은 노조 측에서 돌린 단체 문자에서 '특정 정당 등 제3세력이 병원 로비를 점거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직장폐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투쟁이 장기화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식사 지원 등을 해주는 것뿐"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정당한 파업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병원 측이 외부 용역을 투입해 노조를 해산하려 한다고 병원 측을 비판하고 있다.
병원 측은 노조가 직장폐쇄 공고문을 찢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맞섰다.


한편, 노조와 병원 측은 대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다시 교섭에 들어갔다.


장기 대치에 따른 양측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전남지방노동위워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양측이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기독병원은 1905년 놀란 선교사가 시작한 병원으로, 지난 115년간 지역민들의 건강을 살피며 다양한 의료선교활동에 앞장서왔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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