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 뉴욕의 대형 교회인 퀸즈한인교회의 이규섭 목사는 설교 표절 논란 끝에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 4월까지 14건의 설교를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교회 홈페이지에 있는 설교의 제목과 내용까지 거의 그대로 가져와 충격을 더했다.
최근에는 대형교회 유명 목사들의 설교나 예화, 자료 등을 판매하는 광고도 횡행한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설교 자료를 좋게 편집한 다음 목회자를 대상으로 영업한다.
한국교계가 이처럼 목회자들의 설교 표절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범람하는 인터넷·TV 설교 시대의 단면이자 비극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총회장 김상석 목사)이 19일 제67회 총회를 계기로 설교 표절 관련 보고서와 대책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끈다.
고신은 지난해 총회에서 전라노회(노회장 김두한 목사) 청원으로 설교 표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예장고신 신학위원회는 설교 표절에 관한 좌담회, 심포지엄 등을 통해 설교 표절의 문제점과 대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했고 한진환(서울 서문교회) 목사를 통해 ‘설교 표절,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보고서를 이번 총회에 제출했다.
한 목사는 보고서에서 “설교 표절은 절도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계시를 왜곡하는 치명적인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설교 표절로 인해 교회 안에서 내홍을 겪는 것은 대부분 장기간에 걸친 설교 도용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교묘한 경우는 다른 설교 여러 가지를 편집해서 자신의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한 목사는 “본문에 대한 깊은 묵상 없이 남의 것을 편집하거나 다른 설교 예화를 일부만 바꿔 사용하는 것은 저질스러운 변조행위”라고 비판했다.
설교 표절은 왜 문제가 될까.
한 목사는 설교 표절을 하나님이 매 순간 생생하게 주시는 계시를 막는 참람한 행위라고 봤다.
계속되는 설교 표절은 설교자의 영혼을 죽게 만든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설교 표절이 교회를 병들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한 목사는 “설교 표절은 하나님의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탄의 핵심 전략이다. 엄중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도 제시됐다.
먼저 설교 작성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 강화다.
한 목사는 해외 사례를 들며 “미국 댈러스신학교는 신학의 전 과목이 좋은 강해설교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학생 시절부터 설교 작성의 윤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학교가 2010년부터 과제 제출 시 정직을 다짐하며 서명하게 하고 있는 ‘배움의 윤리 서약’을 사례로 들었다.
목사의 과중한 설교사역 현실을 개선할 것도 지적했다.
교회는 목사가 교회행정이나 각종 모임에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진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들은 주일 낮 평균 45.9분을 포함해 일주일 평균 7.5회 설교하는데 설교준비 시간은 평균 4시간4분에 불과했다.
한 목사는 “목사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증거하는 ‘하나님의 입’으로 부름 받은 자로서 설교사역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며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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