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하다는 비판 목소리 높아

연합기구 차원의 특정 후보 지지는 이례적
한교총도 한교연 지지 성명 두고 비판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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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했다. 한국교회연합은 지난 1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소교단 연합체 한국교회연합이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교연은 성명에서 윤석열 예비후보가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마음에 난 상처를 아물게 할 인물이라며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윤석열 예비후보야말로 정권교체의 희망과 가능성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교연의 지지성명을 놓고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예비후보의 경우 손바닥에 왕자를 그리고 토론회에 나오고, 한 역술인과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리스도의 신앙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교연이 평소 주장하는 신앙대로라면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회개를 촉구해야 함에도 오히려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신앙 양심마저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이헌주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가 정치 권력에 복종하고 그 권력으로 이득을 취하려 하는 것은 옳을 수가 없죠. 특히 손에 왕자를 그리고 성경의 원리가 아니라 어떤 집단의 소리를 경청하고 있는 정치가를 그래도 나름대로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는 기독교 연합단체가 옹호한다는 것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현실이죠"라고 말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장로라는 이유로, 보수교계가 내심 지지하기는 했지만 연합기구 차원의 지지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서도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전광훈 목사가 노골적으로 황교안 장로를 지지했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름으로 공식적인 지지 성명이 나오지는 않았다.

2022 기독교대선행동 집행위원장 윤인중 목사는 개인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한교연의 지지성명은 매우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인중 목사는 "목회자나 교인 개인 이름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군소교단 연합체이긴 하지만 연합기구를 표방하는 한교연의 행태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2021 기독교대선행동 집행위원장 윤인중 목사 "한교연의 이번 성명은 신앙과 정치 양심에 근거한 행동이라기보다는 교회의 정치 줄서기에 일환으로 교회의 신뢰와 권위를 세상으로부터 떨어지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같은 보수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마저 한교연의 이번 성명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교총은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와 지지 후보 선택은 교인 각자의 신앙양심과 자유권에 속한다"며 "교인 개인의 정치적 선택의 권리는 끝까지 보호해야 하며, 교회 지도자가 이를 강요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교총은 또 "교회나 단체가 정당이나 후보 정책에 대한 찬반이나 입장을 표명하는 범위를 넘어 정당과 후보를 지명해 지지하는 것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지난 2019년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가 집단적으로 나서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한교연의 지지 성명을 두고 자기정체성을 부정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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