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기록적 폭우가 내린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에 들어서자 주변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길가엔 젖은 가구와 가전제품, 집기가 골목마다 산더미를 이뤘다. 포크레인과 트럭 등 중장비들이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분주하게 오갔다. 

다세대 반지하 주택을 비롯해 인근 교회들도 수마를 피해 가지 못했다.

신림동 주택가 지하 1층 갈보리교회(강구원 목사)도 그중 한 곳이었다. 

갈보리교회는 개척한 지 33년 된 동네의 오랜 친구 같은 교회다.

교회가 있는 곳은 이번 폭우로 참변을 당한 발달장애인 가족이 살았던 반지하 주택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었다. 

담임 강구원 목사와 성도들은 이날 흙으로 뒤덮인 의자와 교회 비품을 닦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새로 구입한 냉장고와 피아노, 전자오르간, 에어컨까지 하루아침에 못쓰게 됐다고 한다. 

강 목사는 "폭우로 지하 1층 예배당 천장까지 물이 들어찼고, 강대상과 교회 비품이 물 위를 둥둥 떠다녔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인들은 복구 작업을 위해 휴가를 반납하거나 회사에 반차를 내고 복구에 힘을 모으고 있었다. 

이 교회 설립 멤버인 문미선(51) 권사는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다. 교회가 완전히 복구되는 데까지는 6개월 넘게 걸릴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교회는 14일 정상적으로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강 목사는 "교인들끼리 조를 나눠 폭우 피해를 입은 이웃들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해 현장에서는 교계의 신속한 긴급구호가 빛을 발했다. 

앞서 지난 10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이재민을 위해 긴급구호키트 500개를 준비했다. 

키트에는 수건 물티슈 컵라면 고무장갑 휴지 에너지바 칫솔 치약 등을 담았다.

긴급구호 현장엔 관악구 한사람교회(서창희 목사) 봉사팀도 합류했다. 

이들은 관악구 신사동 수해 가정에 구호키트 100개를 전달했다. 12면_긴급구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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