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현장 장애인 차별 인식 개선, 걸음마 수준… 예수 정신 실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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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때문에 목회자의 꿈을 접도록 두어선 안 된다는 교계의 성명이 나왔다. 

지난달 21일자 국민일보 29면 미션라이프 머리기사로 보도된 한신대 신학대학원 유진우(26·사진)씨의 사연이 계기가 됐다. 

중증뇌병변 장애가 있는 유씨는 전도사로 채용하는 교회가 없어 목회 실습이 어려워지자 신대원 자퇴를 선택했다. 

유씨 본인은 물론 다수의 장애인 사역자들은 개별적 피해 구제를 넘어 한국교회 전반의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자고 촉구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는 최근 '장애인 목회자 교회 실습 거부와 신학 포기에 따른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국민일보의 '교회 속 장애인 문턱에 막혀 목회자의 꿈 접습니다' 기사는 장애인을 향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실상"이라며 "유씨의 경험은 교단을 초월해 한국교회 130년 역사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며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장인 이계윤 목사는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지교회 사역을 거부당해 교회가 아닌 기관이나 장애인교회를 담임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총신대 시각장애인 이재서 총장, 한일장신대 지체장애인 채은하 총장을 배출한 한국교회라고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장애인 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는 유씨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에 여섯 가지 변화를 주문했다. 

장애인을 내 몸처럼 돌본 예수님의 정신을 실천하기, 장애 입은 사람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것은 사회적 장애물임을 교회가 먼저 깨닫기, 교회의 보편적 디자인 도입하기, 교단에 장애 신학생 지원프로그램 도입하기, 목회자의 설교 때 장애인 폄하 용어 개선하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실천하기 등이다. 

이 목사는 "지난해 9월 예장통합 총회에서 결의한 노회별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위해 여러 사항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유씨도 통화에서 "보도 이후 한신대 신대원에서 사역지와 장학금을 주선하겠다는 연락이 왔지만, 정중히 사양했다"면서 "처음부터 제 개인의 구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 차원의 제도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교단별 장애 신학생들에 관한 실태를 조사 중"이라며 "미래의 장애인 신학생들이 똑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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