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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교회의 추수감사절 강단 모습.


15일은 한 해의 수확을 끝내고 베풀어 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주일이다. 

추수감사절은 미국교회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유럽의 중세교회에는 추수한 곡식을 봉납하는 전통이 있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3대 절기 역시 수확과 관련이 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세계의 추수감사절을 살펴본다.


미국-노숙인·양로원 찾아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매년 11월로 지정된 것은 1867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의회에서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공식적인 감사의 날로 정하면서다. 

이후 두 번에 걸쳐 날짜가 변경됐다. 

1939∼1941년에는 11월 18일을 감사의 날로 지키다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다시 11월 네 번째 목요일로 옮기면서 크리스마스 쇼핑이 시작되는 시즌까지 감사절을 유지하게 됐다.  

전병철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13일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공휴일인 목요일을 중심으로 한 주 정도 이어진다”며 “최대 명절답게 온 가족이 모여 터키(칠면조)와 햄을 요리해 먹고, 미식축구와 퍼레이드를 관람하는 일로 소일한다”고 말했다.  

미국교회는 추수감사절 직전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이웃과 터키를 나눈다. 

이날은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 감사의 예물을 나누며 이웃과 함께 감사의 의미를 나누는 데 시간을 보낸다. 

로스앤젤레스 또감사교회(최경욱 목사)의 경우 추수감사절 헌금 전액을 선교지로 보내고 있으며, 노숙인과 양로원을 찾아 과일과 음식을 나눈다. 


독일- 중세시대부터 지킨 전통 


독일교회는 로마 가톨릭이나 개신교회 모두 10월 첫 주일을 추수감사절(Erntedankfest)로 지킨다. 

종교개혁시대 이후 날짜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추수 후(nach der Kornernte)’나 ‘포도 수확 후(nach der Traubenlese)’가 기준이었다. 

지금은 대부분 추수 후인 10월 첫 주일로 지키고 있다. 

독일의 지방정부에 따라 9월 마지막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독일 개신교회는 10월 첫 주일을 지킨다.

한인교회들은 한국식을 따라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 

독일의 추수감사절은 중세부터 시작됐다. 추수감사주일엔 곡물과 과실, 꽃을 미사 후에 봉납하는 전통이 있었다. 


러시아- 찬양·성찬 드리는 명절 


러시아에서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명절은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다. 

매년 11월 8일 직전 토요일로 지키는데 올해는 7일이 바로 그날이다. 

이날 러시아 사람들은 가족, 친지 등과 모여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나누며 추수에 감사하고 조상에게 성묘한다. 

성 드미트리 토요일은 1380년 쿨리코보 전투에서 몽골군을 격파한 드미트리 돈스크공이 11월 8일에 전사자 추모행사를 연 데서 유래됐다. 

이후 러시아정교회가 이날을 ‘성 드미트리의 날’로 선포해 전사자와 그들의 조상을 추모하는 명절로 지키게 하면서 추수감사의 의미가 더해졌다.  

한인 선교사들은 추수철인 10월에 추수감사 예배를 드린다. 

블라디보스토크 창신교회를 맡고 있는 우종철 선교사는 “러시아는 추수감사절이 없어 한인교회들은 10월 첫째 주나 둘째 주를 추수감사주일로 정해 지키고 있다”며 “올해는 둘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켰다”고 말했다.  

이날 강대상 아래 모은 야채와 과일은 예배를 마친 뒤 교인끼리 함께 먹거나 나눠 가진다. 

헌금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성도를 돕는 데 쓰인다.  


이스라엘- 유대민족의 3대 명절 


유대인은 3대 명절을 지킨다. 유월절과 칠칠절(오순절·맥추절), 초막절이다. 

이 세 절기는 유대민족이라면 반드시 지킨다. 

3대 절기는 출애굽 사건과 관련돼 있다. 

종살이를 하던 이집트에서 해방돼 40년 광야생활을 거쳐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땅에 들어온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절기는 광야생활 40년 동안 하나님이 유대민족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이강근(예루살렘 유대교회) 목사는 13일 “유대인들의 3대 절기는 농사력과도 관련이 있다”며 “봄 추수 직후 드리는 유월절, 보리 수확을 마치고 드리는 칠칠절, 그리고 가을 농사 이후의 초막절”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절기 중 가장 큰 절기는 초막절로, 올리브와 포도, 무화과 등의 수확이 절정을 이룬다”며 “초막절의 또 다른 이름인 수장절은 가을 추수를 창고에 들인 후 감사하며 지키는 절기란 뜻”이라고 했다.

그는 “유대인의 또 다른 별명은 감사의 민족”이라며 “하나님께 나아가는 모든 기도문의 첫 고백이 ‘할렐루야’로 시작되는 감사 시편은 초막절에 읽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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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도 통곡의 벽앞에 모여 초막절을 지키며 기도하는 유대인들의 모습.



중국- 이모작 지역은 1년에 두 번 


중국 기독교인들은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직접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교회로 가져와 예배를 드린다.

‘가스펠타임스’에 따르면 중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주일로 지정돼 있으나 랴오닝성은 10월 추수에 맞춰 예배를 드린다. 

이모작이 활발한 지역은 두 번에 걸쳐 추수감사 예배를 드린다. 보리 수확 직후인 음력 4∼5월과 쌀 수확 이후인 음력 10월이다. 

어느 지역의 경우, 기독교인 1000여명이 모여 추수를 감사하는 축제를 벌였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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