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혁' 논의 미흡

 

올해 장로교단 총회에선 금권선거 방지를 위한 선거제도 개선 등이 논의됐지만, 대부분 무산돼, 개혁의지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교계 금권선거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올해 주요 교단들은 선거 제도 개선 등 교회 개혁에 관한 내용을 정기총회에서 논의했다.
먼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은 금권, 타락 선거 방지를 위해 제비뽑기 제도 도입을 시도했다.
이 안건은 찬반 토론 끝에 표결에 붙여졌으나 직선제가 가장 민주적인 선거제도라는 총대들의 의견이 많아 부결됐다.
반면, 10년 넘게 제비뽑기제를 시행해 온 예장 합동측은 직선제를 일부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금권선거가 우려된다는 여론에 밀려 부결됐다.
제비뽑기 방식을 대하는 두 교단의 엇갈린 결정은 결국 교계 금권선거 관행이 제도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교계 지도자들의 윤리의식 부재에서 비롯됐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이를 반영하듯, 금권선거과 관행화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탈퇴하자는 일부 교단의 요구도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예장 합동측 임원들은 ‘총회 임원 윤리강령’을 채택해 선포했다.
총회 내 각종 특별위원회에 중복 참여해 영향을 미치지 않겠으며 모든 안건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겠다는 내용이다.
교회 개혁에 대한 요구를 제도적으로 풀지는 못했으나 총회 임원들이 깨끗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교단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관상기도’ 참여금지 결정

 

지난 9월 정기총회에서는 주요 이단들에 대핸 대응책이 나오기보다는 신학적 논란이 있는 사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관상기도에 대해 참여 금지와 교류금지 결정이 잇따라 나왔다.
가장 큰 보수교단인 예장합동 총회는 관상기도에 대해 어떠한 교류도 삼가야 한다고 결의했다.
합동총회 신학부는 새로운 영성운동으로 소개되는 관상기도에 대해 종교다원주의적이고 혼합주의 등과 관련이 있어 복음의 순수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장합신 총회도 신학연구위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관상기도 운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관상기도의 경우 가톨릭이나 서구 교회 전통에서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온 기도이고, 국내 개신교계에서도 적절한 신앙적 수위에서 개교회 또는 여러 단체를 중심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보수적 잣대로 관상기도를 이단시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신유체험을 강조하는 손기철 장로의 이른바 ‘왕의기도’에 대해서도 합동총회는 치유사역에 대한 이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합동총회는 ‘왕의기도’와 영적 교류를 금지하고 집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리처드 포스터에 의해 널리 전파된 ‘레노바레 운동’에 대해서도 역시 예장합신총회가 참여금지 결정을 내렸다.
예장고신총회는 빈야드운동과 신사도개혁운동을 불건전한 집회로 재확인했고, 공격적인 선교행태를 보여온 선교단체 인터콥에 대해서는 계속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각 교단들이 이단 사이비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단 사이비 단체들에 대한 대응책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한국교회를 가장 어지럽히는 이단 신천지와 구원파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모색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논의 자체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교단 통합 추진…논의는 순조로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와 대신총회의 교단 통합 추진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이번 9월 총회에서 두 교단이 각각 15명으로 구성된 ‘통합추진 전권위원회’를 조직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단 내 반대 정서가 컸던 대신 측에서도 통합 추진이 결의된 만큼 두 교단의 통합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신총회는 그동안 통합추진을 놓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대립양상을 보이며 내분 양상까지 보였었다.
이런 내분 양상을 극복하고 ‘통합추진위’ 승인을 이끌어 낸 만큼 향후 백석총회와의 교단 통합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또 백석총회도 교단화합을 저해했던 여성목사 안수를 마무리졌기 때문에 대신측과의 교단통합에 적극 나설수 있게 됐다.
두 교단의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교세가 예장합동과 통합에 이은 3대 교단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두 교단의 통합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비공식 채널을 합법화시켜 준 것일 뿐 통합을 허락해 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교단은 1년 동안 협상을 벌인 뒤 내년 교단 총회에서 교단통합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예장 고신총회와 합신총회도 교단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합신총회가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신측은 ‘타교단과의 합동추진위원회’를 ‘합신과의 합동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합신총회와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합신총회는 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한 고신측과 달리 총회 치리협력위원회에서 합동추진위 구성 여부를 1년간 연구하기로 한 상태다.
고신총회와 합신총회의 교단통합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크리스찬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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