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안되지만… 교계 위로예배 새롭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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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목회사회학연구소, 크리스천라이프센터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연지동 연동교회 다사랑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 달 16일 열리는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위로예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 살은 그 자체로 생명을 잃는 비성경적 행위이지만 남아 있는 가족을 심한 고통 속에 몰아넣는 행위이기도 하다. 우리사회에 자살자가 해마다 늘면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다. 따라서 자살자의 유가족이나 관련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위로하는 사역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대표 박은조 목사 등 5인)은 목회사회학연구소, 크리스천라이프센터와 함께 다음 달 16일 오후7∼9시 서울 신촌로 아현감리교회(조경열 목사)에서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위로예배’를 연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주제로 열리는 위로예배는 자살자 유가족들을 초청해 위로하고, 이들을 위한 기독교적 예전마련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일반적 장례예배와 비슷한 순서로 진행하되,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시편 103편),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마태복음 5장) 등 위로가 되는 성경 말씀을 함께 읽고, 음악회를 열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세 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자살자 1명이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평균 6∼8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일일 자살자 수가 평균 43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수백 명이 헤어나기 힘든 아픔을 갖게 되는 셈이다. 주최 측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살자 유가족의 고통을 조명하고, 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대책을 짚어본다.
모 두에게 가까운 이의 죽음은 큰 슬픔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자살을 목격한 사람도 힘든 체험을 하게 된다. 자살자가 생전에 남겼던 암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가족이 죽게 내버려뒀다’는 사회적 편견 등에 시달리다 못해 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종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자살로 잃고 고통 받는 사람들은 반드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슴 속의 슬픔과 분노를 해소할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 독교계에서 자살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계기는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씨 자살 사건. 그가 출석했던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장례 예배가 치러졌고, 교계에서 격렬한 논쟁이 진행됐다. 박 교수는 “교회는 자살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고, 결과적으로 위로받아야 할 유가족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목회의 가능성 자체를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통념에 대해서도 “하나님만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유족들의 적극적인 참석을 요청했다.
주최 측은 예배 시작 전 토론회를 열어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설립에 대해 논의한다.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은 자살예방센터 설립 목적으로 “자살 예방과 유가족 치유에 있으며 이에 대한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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