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지난 9월 정기총회에서 이른바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대물림 할 것이란 소문 때문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일부 교회가 세습을 추진하고 있다며 명단을 발표했는데, 명성교회도 발표된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당사자인 아들 김하나 목사가 직접 나서서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김하나 목사는 청어람아카데미와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가 12일에 공동주최한 종교개혁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대형 교회와 세습 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목사는 이 자리에서 "대형 교회 담임목사는 가난의 희생은 아니지만, 개인의 삶이 거의 없다고 봐야할 만큼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명성교회를 하라고 해도 저는 안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형 교회 담임목사직이) 너무 어려운 것을 알고 있고, 그만큼 희생할 자신이 없다"면서 "제 자신을 다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하기 힘든일이다"고 말했다. 

김하나 목사는 "성경에는 세습을 금지하는 구절이 없지만, 우리가 성경을 단순히 '있다' 혹은 '없다'로 판단하지 않고 성경의 가치관과 예수의 삶에 비추어 결정한다"면서 세습 문제는 단순히 판단할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도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세습 자체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사회선교적 관점에서 역사적 요구에 따라한다"면서 "저희는(아버지 김삼환 목사와 저는) 총회의 결정에 당연히 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는 리더십 교체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고 생각해 왔다"면서 "(세습을 금지한) 총회 결정은 하나님이 주신 길로 기도의 응답이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변칙이나 술수가 아니라 순수하게 역사적 부름과 하나님의 요구하심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단순히 '세습을 하겠다'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하나의 자세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하나 목사는 대형 교회의 건강성을 세습만으로 판단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세습은 교회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단 하나의 잣대일 뿐"이라면서 "교회의 건강성은 삶으로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습에 대해선 각 교회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교회 공동체가 스스로 세습을 결정할 경우 교인들의 감정도 어느정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는 현재 명성교회 부목사로 행정처장을 맡고 있다. 

김하나 목사는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와의 대화에서 향후 경기도 하남시에 교회를 분립개척해 지역 목회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찬 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