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바라보는 교계 지도자들의 마음은 대체로 불편하다.
이른바 ‘프란치스코 효과’가 국내에서도 재현돼 개신교가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정인찬 백석대 신학대학장은 9일 “(교황의 방한은)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의 부재를 드러내고 전도까지 가로막아 개신교 교세는 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개신교 교세는 위축되고 가톨릭 교세는 확장돼 왔다.
2005년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개신교인은 861만여명으로 95년에 비해 15만명(1.7%) 가까이 감소했지만 가톨릭은 95년보다 219만여명(57.3%) 늘어난 514만여명으로 집계됐다.
늘어난 가톨릭 신자의 상당수가 개신교에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개신교는 이후 연합기관의 분열과 교회 내부 분쟁 등으로 사회적 신뢰도마저 떨어졌다.
기독교윤리실천이 지난 2월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9.2%가 가톨릭을 가장 신뢰한다고 말했다.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불교(28.0%)에도 미치지 못하는 21.3%에 불과했다.
단순히 위기의식을 갖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교황의 방한 자체에 반대하는 강경한 이들도 존재한다.
개신교가 가톨릭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해 가톨릭의 교세확장을 가져왔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 조직위원장 송춘길 목사는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개신교와 가톨릭은 180도 다르며, 가톨릭은 단호하게 배척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형제교회’로 가톨릭을 바라보는 쪽도 있다. 주로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측 교회들이다.
이들은 교황 방한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종교·반기독교적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개신교와 가톨릭이 공통분모를 찾아 협력함으로써 공동의 선을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한다.
김동건 영남신학대 교수는 “과거 개신교와 가톨릭의 관계는 대립적이었지만, 교황 방한을 통해 미래를 향한 협력의 관계를 열어나가는 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학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가톨릭에 대한 무지를 깨고 개신교의 신학적 수준을 높이는 기회로 삼자는 의견도 나온다.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장은 “그동안 목회자나 평신도들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가톨릭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교황 방한을 개신교와 가톨릭의 신학·교리적 차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교황 방한을 바라보는 교계의 시각은 이처럼 다양하지만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국교회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김광열 총신대 교수는 “교황이 주는 교훈적 메시지와 별개로 우리가 지닌 성경적 복음의 순수성과 정체성, 가톨릭과의 차이점은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권 숭실대 교수는 “개신교가 고수하고 있는 성경적 진리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하지만 교황 방한을 통해 가톨릭이 새로워지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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