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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그리스도인들이 지난해 결성한 봉사단체 미라클 메이커가 재정이 열악한 전남 섬 교회의 낡은 십자가를 LED로 교체해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진도 사랑의 교회 교체작업 장면이다.


광주지역에서 시골교회의 낡은 십자가를 LED(발광 다이오드) 십자가로 교체해주는 이색 봉사단체가 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봉사단체 ‘미라클 메이커’(회장 김정민·40·디자인CDR대표)는 간판업체와 광고기업 등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행복 공동체’다.

광주동명교회에 출석하는 김 집사와 회원들은 매달 특정계좌로 1~2만원의 쌈짓돈을 모은다. 

이들은 100만원 정도 모금이 되면 전남지역 섬 교회를 찾아 노후된 십자가를 환한 LED 조명을 갖춘 신형 십자가로 새로 단장해주고 있다.(사진 참조).

이들의 손길을 거치면 세파에 찌들고 먼지가 잔뜩 끼었던 시골교회 십자가는 밤하늘을 수놓는 붉은 노을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간판업체 등 대부분 광고업 종사자들인 탓에 시중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원가’ 수준으로 새 십자가를 너끈히 세울 수 있다. 

전남지역 섬이나 산간벽지 작은 교회의 경우 재정이 열악해 아예 십자가를 세우지 못한 곳도 많다.
창립멤버로 참여한 김 집사 등 10명의 회원들이 이 같은 봉사에 나선 것은 2012년 태풍 볼라벤이 몰아닥친 전남 진도 한 섬지역 교회를 우연히 돌아본 게 계기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쑥대밭이 된 교회를 찾았던 이들은 태풍이 휩쓸고 간 뒤 완파된 교회 옥상의 초라한 십자가를 마주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파하던 오래된 십자가가 쓰러진 광경을 마주한 이들은 간판과 전기 분야 등 각자 ‘전공’을 살려 새 십자가를 선물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이에 따라 1년여 동안 ‘커피 값’을 아껴 설치비용을 모은 이들은 지난해 6월 진도 내병도교회 십자가를 처음 교체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두 번째로 진도 ‘사랑의 교회’에서 낡은 십자가를 떼내고 새 네온 십자가를 내걸었다. 

8m 높이의 십자가는 마을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대도시 대형 교회 옥상을 장식하는 웅장한 네온 십자가보다 크기는 작지만 어느 십자가보다 은혜와 성령이 충만하다. 

붉은 불빛이 눈부신 새 십자가를 세워주는 이들의 섬김과 봉사는 재정이 열악해 십자가 교체에 엄두를 내지 못해온 섬 교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각자 한달에 1~2만원씩의 쌈짓돈을 모아 100만원쯤 되면 좋은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던 게 출발입니다.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단체명칭도 ‘100만원 선교회’라고 지을까 했어요. 특정분야로 제한할 생각은 없었는데 회원 대부분이 광고업에 몸담고 있다 보니 주로 십자가를 교체해주게 됐네요. 

남들에게 알릴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광주에서 시작된 봉사활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미라클메이커를 이끄는 3인방은 광고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는 김 집사와 박주성(40·밀알기획 대표·중부교회), 장동현(52·새순교회) 집사다. 

김집사와 박집사는 친구사이로 광고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집사 등은 후원회원들이 늘어나 1년에 시골교회 2~3곳의 십자가를 새로 세우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또 낡은 십자가를 교체해주는 광고업체 종사자들의 유사한 봉사활동이 전국 각 지역에서 불같이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집사는 “작업을 마치고 칠흑 같이 어두운 교회 지붕에서 마을 곳곳을 환하게 비추는 십자가를 보면 마음이 정말 뿌듯하다”며 “십자가를 세우는 사역에 동참할 분들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장집사는 “십자가 불빛을 보고 섬 마을 주민이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속에 새기게 되기를 염원한다”며 “‘미라클 메이커’라는 ‘작은 밀알’이 위대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011-9473-0337. 010-5488-0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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