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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해 국내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부친인 최태민(1994 사망·사진)씨를 줄곧 목사로 칭하고 있어 기독교계가 문제제기에 나섰다. 


최씨는 정식으로 신학교육을 받은 적도, 정통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한 총회장은 24일 “최씨는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신학교에서 공부하거나 교단 안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이 그를 목사로 호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씨 때문에 대다수 선량한 목회자들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의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목회자를 비롯한 다수의 크리스천들은 최씨를 목사로 호칭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다. 


이모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순실 수식어 앞에는 최태민 목사의 딸로 소개되지만 신학교도 나오지 않은 그를 목사라 부르는 것에 교회가 침묵해선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최모씨도 “최태민을 자꾸 목사, 목사 하는데 아무리 따져 봐도 이는 적절한 호칭이 아니다. 

혼합종교를 만든 교주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태민씨에 대한 정보를 담은 1979년 10월 당시 중앙정보부가 조사했다는 보고서 문건, 같은 해 11월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기록이 회자된다. 


이들을 종합하면 최씨는 정규 신학교에서 신학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1975년 4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종합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교단이 현재 존재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있었다 해도 사이비 교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이에게 목사 안수를 줄 수는 없기때문이다. 


중앙정보부 보고서도 이 교단은 사이비교파라고 지칭했으며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고 김계원씨도 최씨를 사이비목사라고 칭했다. 


특히 중앙정보부 보고서는 최씨가 목사를 자처하기 전까지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를 복합한 일종의 최면술인 ‘영혼합일법’을 설파하며 사이비행각을 벌여왔다고 적시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최씨가 목사라며 활동한 것은 반세기 전 일이다. 


하지만 어디서도 그가 목사라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나 언론이 목사 칭호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기독교 폄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만석 한국교회언론회 대표는 “최씨의 출신 교단과 목사안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목사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민감한 정치·사회적 문제인데 언론과 정치권에서 무분별·무책임하게 성직자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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