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인권위에 광고 소개하며 "이단 아냐"주장...뉴스타파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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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씨. 은혜로교회 유튜브 캡처

 

'이제 온 천하는 잠잠하라.'

이같은 도발적 문구로 주요 일간지에 신문 광고를 낸 '은혜로교회'의 광고는 단순 광고용이 아니었다. 

이른바 '이단 세탁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회는 예장통합과 합신 등 주요교단들이 '이단' 또는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단체다.

30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은혜로교회의 사업 집단인 '그레이스 로드 그룹'은 일간지에 게재된 은혜로교회 광고 내용을 2020년 5월 22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은혜로교회가 이단이 아니다'라는 점을 항변하기 위해서였다.

은혜로교회 측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교회 광고가 실린 9개 한국 매체를 나열하면서 "우리(은혜로교회)가 정말 이단이라면 어떻게 우리의 '진리 선포'가 한국 여러 언론 매체에 게재될 수 있겠냐"며 "현재 한국 내 기독교신문 6곳과 주류 일간지 3곳에 우리 전면 광고가 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은혜로교회 측이 답변서에 명기한 세 주류 일간지는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국경제다. 

교회 측은 이들 언론사의 명칭을 나열하면서 "1920년 창간된 동아일보 일일 발행부수(daily circulation)는 120만부를 넘는다. 한국일보는 2017년 기준 일일 21만 3200부의 신문을 발행하고, 한국경제는 한국 주류 경제지"라고 부연했다.

은혜로교회가 이렇게 언론에 지출한 광고비는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은혜로교회는 국내 일간지에 총 213건의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이 가운데 181건은 동아일보(106건)와 조선일보(75건)에 실렸다. 

뉴스타파는 각 신문사 전면 광고의 건당 단가(6660만원)를 따져 이 교회가 신문 광고에 쓴 돈을 130억~14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에 답변서를 보낸 뒤에도 은혜로교회는 계속해서 광고료를 쏟아부었다. 

조선일보 전면 광고에 은혜로교회가 오른 시점은 2021년 6월부터다. 

현재 조선일보는 두 번째로 은혜로교회 광고를 많이 올린 언론으로 파악된다.

은혜로교회가 '억' 단위 돈을 광고로 '투자'하는 이유는 신문 광고를 시작한 시점에 해답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감옥에 수감된 은혜로교회 교주 신옥주씨 '재심 청원'이 시작된 2020년 4월 29일 이후부터 은혜로교회 신문 광고가 신문에 올랐다"며 "이단 논쟁을 불식시키고, 신옥주씨 석방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어 언론에 광고를 올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탁 소장은 "혹여 은혜로교회가 이단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신씨는 석방되지 않을 것이다. 신씨는 폭행·감금 등의 이유로 감옥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탁 소장은 :주류 언론으로 평가받는 언론사들이 건당 수천만 원에 휘둘리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돈 따라 무분별하게 이단을 홍보해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향할 것이다. 은혜로교회는 '타작 마당'이라는 폭력을 교리화한 단체"라고 맹비난했다.

<더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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