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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모 남북사랑학교 교사가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학교 기쁨홀에서 제4회 졸업식에 앞서 감사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남북사랑학교(교장 심양섭)의 제4회 졸업식이 지난 5일 '아름다움을 향한 행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코로나19로 참석인원을 제한한 졸업식은 이전의 졸업식 풍경과 사뭇 달랐다. 

졸업생의 가족과 친지들은 졸업식장이 아닌 학교의 다른 공간에서 유튜브와 줌으로 졸업식을 지켜봤다.

심양섭 교장은 "10명의 탈북민 학생 중 9명이 성균관대 경인교육대 건국대 등 4년제 대학과 전문대에 진학했고 나머지 1명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진학 담당 교사의 탁월함과 헌신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입시 결과를 냈다.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사각모를 쓴 졸업생들은 헌신적으로 지도한 학교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에 합격한 조은정씨는 "조금 늦은 나이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영적인 고민이나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항상 기도해주고 위로해주신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나누겠다"고 말했다.

정희옥씨는 2019년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다시 남북사랑학교에 입학했다.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한 정씨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감동해 사회복지사라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남북사랑학교는 장학금과 선물, 성경책을 수여하며 졸업생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심 교장은 인사말에서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졸업생들이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졸업식 주제를 '아름다움을 향한 행진'으로 정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다.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석"이라고 격려했다.

송용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부총장은 축사에서 "저도 탈북민이다. 고향은 함경남도 장진군으로 일제 강점기에 월남해 많은 고생을 했다"며 "고난 중에 하나님을 발견하면 그보다 복된 축복이 없다.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고 하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신 일을 선포하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인용 월드와이드교회 목사는 졸업식에 앞선 감사 예배에서 "여러분은 통일의 선발대이자 통일의 보물"이라며 "그리스도의 편지, 천국의 대사로서 가정 공동체 직장 등을 살리는 좋은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설교했다.

2016년 이빌립 열방샘교회 목사가 설립한 남북사랑학교는 탈북 청소년의 원활한 학습을 위해 멘토와 함께 수업을 한다. 

심 교장은 "서울대 사회봉사 과목에 수강 신청한 학생들이 방과 후와 주말을 활용해 일대일 수업을 한다"며 "서울대 경영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드림멘토링'도 있다. 탈북민의 대학 중도탈락률이 높은 편이라 졸업 후에도 학습 멘토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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