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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가 뒤집어 지게 생겼다.
여기저기서 벌써부터 난리가 났다.


지난 일요일 미 프로풋볼팀 LA ‘램스’가 뉴올리언스의 ‘세인츠’를 누르고 그렇게 고대하던 수퍼볼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벌써 램스 티셔츠에서부터 응원용품들이 거리에 밀물처럼 등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LA에선 폼나는 빅토리 소식이 끊어진지가 아주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LA다저스가 월드시리즈 결승전까지 두 번씩이나 연거푸 진출한 것은 좋은 소식이었으나 두 번다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클리퍼스와 레이커스란 두 개의 프로 농구팀은 더 죽을 쑤고 있다.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레이커스의 콤비를 이루어 NBA 챔피언에 등극함으로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우승퍼레이드를 벌인 것이 옛날 옛날 한 옛날로 느껴지는 앤젤리노들에겐 이번 램스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흔히 ‘양떼군단’이라 불리던 Rams는 성인군단(Saints)에 이번 시즌 한번 패한 적이 있어서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지만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승리의 여신은 램스편에 서 있었다.


램스와 세인츠의 내셔날풋볼컨퍼런스(NFC) 챔피언십 결정전은 뉴올리언스 슈퍼돔에서 열렸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이 도시를 엄습했을 때 허리케인을 피해 주민들이 대피했던 곳으로 너무 유명한 그 수퍼돔에서 램스는 시종일관 세인츠와 밀고 밀리는 대접전을 펼친 끝에 4쿼터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갔다.


키커인 그렉 절라인이 드라마와 같은 57야드 필드골을 성공시킴으로서 세인츠를 3점차로 따돌리고 26대 2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풋볼 팀이 없던 LA에 어느새 샌디에고에서 차저스가 옮겨와 슬그머니 둥지를 틀었고 램스도 마찬가지였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에 돋보이는 플레이를 보이면서 LA 램스와 LA 차저스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램스의 이번 수퍼볼 진출은 지난 2001년 세인트루이스 시절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아메리칸 풋볼컨퍼런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뉴잉글랜드의 패트리어츠가 캔사스시티의 치프스를 역시 연장전까지 끌고 가는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고 3년 연속 수퍼볼에 진출하게 되었다.
수퍼볼은 AFC과 NFC 챔피언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지구촌 최대의 단판 승부다.


벌써부터 LA에선 “브래디 나와!”라고 떠들고 다닌다.


수퍼볼에서 맞장 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를 부르는 말이다.


브래디야 말로 풋볼의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우리시대 최고의 쿼터백이란 찬사에 거의 모두가 동의하는 선수다.


그런데 뜨고 지는 법이 없이 계속 잘나가니까 이젠 질려 버린다.


브래디 말고는 누구 없어?


누군가가 브래디를 보기좋게 눌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던 터에 등장한 신참이 바로 램스의 쿼터백 제라드 고프다.


그럼 전설의 브래디냐?
아니면 돌풍의 고프냐?


어떻게 이들이 아틀란타 머세이디스 벤츠 스테이디엄에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놓고 대결을 벌이게 될지 벌써부터 팬들은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


그날이란 수퍼볼이 열리는 2월 3일.


그런데 수퍼볼은 미국의 ‘국민운동회’라고 함께 어영부영 즐거워하는 사이 그 운동회에 파고드는 불륜의 박테리아가 우리가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무섭게 퍼져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우리는 까발려야 한다.


바로 성매매다.


수퍼볼이 열리는 도시는 물론이고 미 전역에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가장 많이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때가 바로 수퍼볼 전후라고 밝혀졌다.


이럴수가! 한 통계를 보니 2017년 수퍼볼을 전후하여 성매매 행위로 적발되어 기소된 이들이 750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광팬들이 전국에서 몰려오고 수퍼볼이 뭔데 저렇게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는지 구경하러 찾아온 관광객들이랑 뒤범벅이 되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사이 온라인 성매매 광고가 그들 속으로 파고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국민 운동회란 열광 속에 타락과 일탈의 독버섯이 수퍼볼의 어두운 그림자속에 서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수퍼볼 시청자가 1억 8천만 명, 수퍼볼 소비액이 닭다리와 피자를 포함 153억 달러, 수퍼볼 TV중계도중 30초 광고 단가는 보통 500백만 달러. . .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나도 풋볼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중이다.


LA 양떼군단이 브래디를 누르는 모습을 꼭 보고 싶긴 하다.


그래도 수퍼볼에 이성을 잃고 열광하는 짓은 차마 못 봐주겠다.


아마도 성매매와 같은 음습한 그림자 때문에 수퍼볼은 더욱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나 보다.
지금 LA 남부 가디나에선 램스 전용 풋볼경기장이 한창 공사 중에 있다.


완공되면 수년 안에 LA에서도 수퍼볼이 열릴 예정이란다.
아이고~~ 교회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수퍼볼 경기장 주변에서 성매매 반대 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여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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