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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영락교회 교인 30여명이 스코틀랜드 출신의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의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에딘버러 뉴윙턴에 있는 그의 묘지뿐만 아니라 한참 떨어진 고향 니그(Nigg)에 까지 찾아가 생가를 방문하고 사역하던 교회도 찾아서 예배드리며  그 분이 남기고 간 위대한 업적을 하나님께 감사했다는 것이다. 
마침 에딘버러 선교대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선교대회가 그곳에서 열렸으니 겸사겸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영락교회는 과연 영락교회로구나!
그런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기게 된다.
역사를 되돌아보고 보은의 마음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한국 개신교의 ‘장자 교회’다운 어른스러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존 로스 선교사가 누구인가?
만주와 중국에서 40여 년간 사역한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다.
그가 한국 개신교 역사에서 아주 특별한 이유는 또 무엇인가?
그는 한국에서 최초의 한글 성경을 펴낸 인물이다.
1882년 로스 선교사는 누가복음 번역서인 ‘예수셩교 누가복음’이란 이름의 한국 최초의 한글 성경을 펴냈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유명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1887년에는 신약을 한글로 완역한 ‘예수 셩교 젼셔’를 발간했다. 그가 누가복음 번역서를 내면서부터 ‘God’을 ‘하나님’이라고 번역한 것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로스 선교사야말로 한국 개신교 역사에 얼마나 중요한 인물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로스하면 장로교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로스는 본토인들이 자국 선교를 맡아야 된다고 생각한 선교사였다.
그때 벌써 그런 진취적 발상을 갖고 있었던 분이니까 요즘처럼 선교학 박사학위를 주는 신학교가 있었다면 그는 박사학위를 받아도 수십 개를 받았을 법 하다.
또 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당시 ‘은자의 왕국’으로 알려졌던 한국의 문호가 개방되기를 바랐고 무슨 목적이 되었던 한국과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 서양인들이 있다면 먼저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양인들을 위해 ‘한국사’란 역사책을 썼다.
이것이 서양인에 의해 씌여진 최초의 한국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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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는 스코틀랜드 니그에서 출생, 글래스고 예술대와 에딘버러대학 신학대학원을 거쳐 28살에 목사안수를 받은 후 포트리 교회에서 2년간 목회한 후 결혼했고, 결혼 다음날 중국 선교를 위해 떠났다.
영락교회 교인들은 스코틀랜드 일대에 흩어진 그 로스 선교사의 발자취를 밟는 ‘존 로스 루트’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그가 묻힌 묘지, 사역하던 교회, 그리고 고향과 생가 등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우리가 홀리 랜드, 바이블 랜드를 찾는 성지순례엔 많이 참가하지만 이처럼 한국 교회사에 위대한 영향력을 끼친 이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순례 코스도 대단히 훌륭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연세대학교를 세운 언더우드, 배재학당을 세운 아펜셀러, 이화학당을 세운 매리 스크랜턴 정도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영미 선교사들 가운데 한국에서 헌신적인 선교활동을 펼치다 마침내 한국 땅에 묻힌 선교사들도 있지만 더러는 아직도 미국에 생존해 있는 이들도 있다.
더러는 후세에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더러는 이름 없이 묵묵히 활동하다 은퇴한 무명의 선교사들도 적지 않다.
우리 미주 한인교계는 이런 생존해 있는 선교사들을 찾아내어 감사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한국서 활동했던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찾아 역사적 자료로 보존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오늘의 한국 교회가 선교사 2만 명 시대를 훌쩍 넘어서서 이제 선교 대국이 되었다고 자화자찬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그 선교대국이란게 죽음을 무릎 쓰고 은둔의 나라에 복음 들고 찾아와 생애를 바쳐 헌신했던 서구 선교사들의 피와 눈물의 결정체임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금년엔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곳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 초청 위로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이같은 위로와 보은 행사는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참전용사들의 희생 못지않게 복음 때문에 한국 땅에서 청춘을 불사르다 은퇴하여 이제는 미국 땅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선교노장’ 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사는 일도 사실은 우리 한인 교회들이 맡아내야 할 자랑스러운 보은의 몫이 되어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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