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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뉴스위크 발행인>

 

현재 기독교 대한 감리회 미주 특별연회 감독 후보로 나선 뉴욕의 박효성 목사님이 이번 달 LA에서 감독 후보 정책 발표회를 가졌다.
감독후보의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그는 미자립 교회의 대책이 뭐냐고 묻는 한 소속 교단 목회자의 질문에 이런 말을 했다.
“교단이 미자립 교회를 일정 기간 지원하는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은 목회자 자신이 미자립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무슨 교회성장 세미나가 있다하면 나는 많이 참석하려고 애쓴다. 꼭 한 두 가지는 건저 오는 게 있다.
그러나 우리 감리교 목사들은 어디를 가도 그런 세미나에 참석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 교단 지원도 필요하지만 목회자 자신이 세미나라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공부해서 교회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헌신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정책 발표현장에 있었던 필자도 그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어찌 훈련을 받던지 어느 교회를 담임했으면 그 교회를 자립하는 교회로 만들어 보겠다고 덤비는 ‘거룩한 야성’을 가져야 된다는 말이었다.    
자, 여기서 목회자 세미나를 놓고 생각을 좀 해보자.
우선 세미나하면 크게 집착증을 보이는 목회자, 즉 세미나 매니아가 있는가 하면 세미나라면 무조건 손사래를 치면서 기피증을 보이는 세미나 포비아로 크게 대별되는 현상을 보인다. 
자신의 목회가 부진한 이유를 세미나에 가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미나란 세미나에는 미친 듯이 찾아다니는 목사들이 있다. 바나바, 셀, 목장, 가정교회, 제자화, 알파코스, 요즘엔 무슨 두 날개인지 세 날개인지 그런데까지 뿅하고 정신 나간 목사들도 있고  베델, 크로스웨이, 디사이플,  뭐 진열상품을 말하라면 끝도 없다.
한국에선 목회고 심방이고 다 밀어내고 주일이 지나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세미나로 세월을 보내는 목사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교회에서 자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목회 리더십에 도전을 받는 경우가 생기면 모두 세미나에서 핑계를 찾으려는 목사들이다. 교회 문제가 대두되면 하나님과의 깊은 내면적 만남을 통해 자신을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려는 영적인 노력보다는 프로그램 빈곤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밖으로 나돈다.
세미나에 안가면 시대에 뒤지는 것 같고, 다른 교회는 부흥하는데 자기 교회만 뒷걸음 질 하는 게 모두 세미나 불참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다.
교회 돈을 쓰던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던지 목회 세미나, 설교 세미나, 성경 공부 세미나 등등 일년 열두달 세미나 타령을 하면서 지구를 여행하러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 열정은 아주 높게 평가해야 하리라. 그러나 그렇게 많은 세미나가 그의 목회를 구원할 수 있을까?
반면에 세미나라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멀찌감치 거리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박효성 목사님이 말하려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나의 목회는 오직 성경 66권에 통일찬송가와 사도신경, 그리고 주기도문, 이 네가지 ‘4종 세트’로 끝내주겠다고 작심하는 경우다. 여기저기 세미나 현장을 기웃거려 봤더니 세미나 강사란 사람들이 어쩌다 자기와 맞아 떨어진 목회 히트상품 하나 들고 다니면서 “너희들도 이렇게 해보렸다!” 라고 소리치는 게 도무지 맘에 안 든다며 세미나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어느 세미나에 참석해 보면 그런 푸념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세미나 강사의 자기자랑 일색에다 지쳐있는 목회자들에게 환상적 성공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저속한 세미나도 얼마든지 있다.
한 교회의 체질이나 지역성, 역사성이나 특수성 등을  감안하지 않고 어디든지 자기 방식대로 하면 된다고 떠드는 세미나 강사의 그 오두방정이 정말 꼴불견이라며 다시는 세미나라면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고 작심하는 목사들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운동이 몸에 좋지만 적당히 해야 한다고 한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몸에 좋긴 하지만 지나치면 해로울 수도 있다고 한다.
세미나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너무 지나치면 어디에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이런 말도 있다. Better than Nothing. 있는 것이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좀 돈이 들어서 그렇지 한두 가지 건져오는 것은 분명 있을 것이다.
세미나에 정신 빠져 교회를 돌보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가보지 않고 세미나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이상한 세미나 포비아도 문제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요즘 한국 마켓에는 ‘반반미’가 나와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적당히 반반씩 섞어서 살아가는 절충의 지혜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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