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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은 원장

<주행 한의원>





* 버섯 2 *

이번회에도 버섯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3회부터는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접하는 식용버섯과, 끓여먹는 약용버섯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오는 버섯이야기 입니다.


『동의보감』은 선조 30년(1597) 어의 허준(1546∼1615)이 선조의 명을 받아, 중국과 우리나라의 의학서적을 하나로 모아 편집에 착수하여 광해군 3년(1611)에 완성하고 광해군 5년(1613)에 총 25권 25책으로 목활자로 간행한 의학서적입니다.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도 소개되어 발간되었고,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한방의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제9차 유네스코 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2009.7월 / 바베이도스)에서 2009.7.31자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동의보감』은 『내경편』4권, 『외형편』 4권, 『잡병편』11권, 『탕액편』3권, 『침구편』1권과 이외에 목록 2권으로 되어 있고, 각 병마다 처방을 풀이한 서적입니다. 제22∼24권의 3권 3책은 탕액편으로 향약명(鄕藥名) 649개가 한글로 적혀 있어 국어사 연구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동의보감의 버섯에 관한 내용은 탕액편 채부(菜部)/초부(草部)/목부(木部)에 기록되어 있으며, 목이(木耳), 상이(桑耳), 괴이(槐耳), 마고(蘑菰), 석이(石耳), 균자(菌子), 송이(松耳), 마발(馬勃), 복령(茯笭), 복신(茯神), 저령(猪笭), 뇌환(雷丸) 등이 수록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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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사람들이 많이 아는 내용인 것만 간단히 추려 정리해보겠습니다.


▲목이(木耳): '나무에 돋은 버섯'이란 뜻입니다. 목이는 나무에서 나는 버섯을 총칭합니다.
목이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본초』


땅에 돋은 것은 '균(菌)'이라고 하고, 나무에 돋은 것을 '연(檽)' 또는 '심(蕈)'이라고 합니다.


나무에 나는 버섯에는 천화심(天花蕈)(느타리버섯), 마고심(蘑菰蕈)(국수버섯속?), 향심(香蕈)(주름버섯속), 육심(肉蕈)(주름버섯속)이 있는데 모두 습기가 훈증하여 생긴 것이다. 산속의 으슥한 곳에 나는 것은 독이 많아 사람을 죽게 한다. 『일용』


버섯은 성질이 평순하고 맛은 짜고 달며, 독이 약간 있다.
요즘 버섯을 많이 쓰고 있는데 독이 있는 것이 많다.
그러므로 썰어서 생강즙에 버무려 보거나 밥알과 섞어 보아야 한다. 이때 검게 변하는 것은 독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것은 독이 없다. 『일용』


초봄에는 독이 없다. 여름과 가을에는독이 있는데, 그것은 뱀과 벌레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입문』


느릅나무(楡), 버드나무(柳), 뽕나무(桑), 회화나무(槐), 닥나무(楮) 가 '오목이(五木耳)'를 위한 나무이다.  나무에 좁쌀죽을 끓여 바르고 풀로 덮어 두면 곧 버섯이 돋아나게 된다.
연한 것은 채취하여 겉절이를 하여 먹을 수 있다. 『본초』


'오목이(五木耳)'가 한 종류의 버섯명인지, 다섯가지 종류의 버섯인지 이견이 있습니다.


본초강목 채부(菜部) 목이(木耳)편에도 같은 내용이 있는데, 그 내용으로 보아 각 나무에서 나는 다른 종류의 버섯으로 보는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즉 오목이는 상기 다섯가지 나무에서 나는 여러 가지 버섯들을 말합니다.


▲상이(桑耳)
성질은 평순하고, 맛은 달고, 독이 약간 있다. 『본초』
일명 상황(桑黃)이라고 한다.『본초』
상이를 현재의 '상황' 즉 상황버섯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고(蘑菰) 표고
마고를 한글로 '표고'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훈몽자회(1527년)에 최초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질이 평순하고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정신을 맑게하고 입맛을 나게하며, 구토와 설사를 멎게한다. 아주 향기롭고 맛있다. 『입문』


▲석이(石耳))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속을 시원하게 하고 위를 보하며, 지혈한다. 생명을 연장하고 안색을 좋게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 높은 산의 벼랑에 나는 것을 영지(靈芝)라고 한다. 『일용』
석이를 영지라고도 불렀던 것으로 보아 석이를 아주 귀한 것으로 여긴 것 같다고 되어있습니다.


▲송이(松耳)
성질이 평하며 맛이 달고 독이 없다. 맛이 향기롭고 좋으며 솔냄새가 난다. 이것은 산에 있는 고송밑에서 솔기운을 받아 돋은 것인데, 나무에 나는 버섯(木耳)중 제일이다. 『속방』


▲복령(茯笭)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입맛을 돋우고, 구역질을 멈추며, 심신을 안정시킨다. 폐위로 담이 막힌 것을 낫게 하며, 신(腎)에 있는 사기를 몰아내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수종과 임병으로 오줌이 막힌 것을 잘 나가게 하며, 소갈을 멈추게 하고 건망증을 치료한다.
『선경(仙經)』에 '음식대신 먹어도 좋다'고 하였다. 능히 곡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게 한다고 하였다.
산속 도처에 있다. 송진이 땅에 들어가 천년이 지나면 복령이 된다. 소나무뿌리를 감싸고 가볍고 허한 것이 복신(茯神)이다. 음력 2월과 8월에 캐서 전부 그늘에 말린다. 큰 것은 3~4되가 되며 껍질에 검고 가는 주름이 있으며 속은 굳고 희며, 생김새는 새, 짐승, 거북, 자라 같은 것이 좋다.  『본초』
백색과 적색이 있는데, 백색은 보충하고 적색은 감해 준다.(白色者補赤色者瀉) 『본초』
실제로 복령은 주로 벌채한 후 3~4년 된 소나무의 땅속에 있는 뿌리를 둘러 싸면서 발생하며 뿌리와 따로 발생하는 것은 '복령'이고 뿌리를 감고 발생한 것은 '복신' 입니다.


▲복신(茯神)
성질은 평하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복령은 자른 지 여러해 된 소나무뿌리의 기운으로 생겨나는 것인데, 대체로 그 기운이 몰려 있으면서 없어지지 않으면 생기는 것이다. 그 진기(津氣)가 성하여 뿌리 밖으로 새어나가 뭉친 것이 복령이 된다. 진기(津氣)이 있기는 해도 그 다지 성하지 못하면 나무뿌리에 맺혀 복령이 되는데 이를 ‘복신’ 이라고 한다. 『본초』
소나무는 자르면 다시 싹이 나오지 못하고 그 뿌리는 죽지 않아 진액이 아래로 흘러내려 복령과 복신이 생긴다. 복령과 복신을 써서 심신(心腎)의 기능을 좋게 하고 진액을 잘 통하게 한다. 『입문』


▲저령(猪笭)
성질은 평하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
일명 주령(朱笭)이라 하며 이것이 풍수령(楓樹笭)이다. 껍질이 검고 덩어리진 것이 마치 돼지똥과 같다하여 저령이라 한 것이다. 살이 희고 실한 것이 으뜸이다.
음력 2월과 8월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린다.  『본초』


▲뇌환(雷丸)
성질은 차고 맛은 쓰면서 짜고 독이 조금있다. 삼충과 촌백충을 죽이고 회충의 독을 없애 준다. 대나무뿌리에 혹처럼 생긴 것이다.
흰 것이 좋은데 식초에 담갔다가 통째로 구워서 검은 껍질을 제거하고 약한 불기운에 말려쓴다. 『입문』


이처럼 동의보감에는 보통 약용에 쓰는 내용이 대다수 이지만, 다음회부터는 몇가지의 버섯을 통해 얻어지는 효능, 특히 면역에 대한 내용을 초점을 두고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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