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황물로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노숙인들에게 제공할 식판에 밥을 담고 있다.
“축복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한 미국인 목사가 노숙인들에게 식판을 건네며 어설픈 한국말로 말했다.
식판엔 밥이 흘러넘칠 것처럼 듬뿍 담겼고 두부조림 깍두기 나물무침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긴 대화는 못했지만 미국인 목사는 환하게 웃으며 노숙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는 지난 23일 미국연합감리교회(UMC) 소속 목사 35명을 초청해 서울 동대문구 황물로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급식 봉사를 했다.
올해로 4년째인 미국 감리교 목사들의 급식 봉사 현장엔 노숙인과 무의탁 어르신 약 700명이 방문했다.
서울 동대문세무서 직원과 현대상선 직원들도 봉사에 동참했다.
급식 봉사에 앞서 미국인 목사들은 노숙인들을 축복했다. 특히 이곳 최고령 노숙인인 민용식(104) 할아버지에게는 두 손을 내밀고 ‘God bless you(당신을 축복합니다)’를 외쳤다.
이어 최일도 목사와 함께 다일공동체 구호를 외쳤다.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시작합시다.”
미국인 목사들은 각자 역할 분담을 했다.
일부는 식판에 밥과 반찬을 담았다.
밥이 모자라지 않을까 염려했는지 몇 주걱씩 꾹꾹 눌러 담았다.
10명 정도의 목사는 식탁과 식탁 사이에 일렬로 늘어서 식판을 차례차례 노숙인에게 전달했다.
일부는 노숙인이 음식을 다 먹고 일어난 자리를 정리한 뒤 새로 들어온 노숙인을 그 자리로 안내했고, 설거지를 맡은 목사들은 고무장갑을 끼고 쉴 새 없이 식판을 닦았다.
급식 봉사가 시작된 후 30분쯤 지나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찾아와 봉사에 동참했다.
주황색 앞치마를 두른 리퍼트 대사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다일공동체에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에게 음식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 뒤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같이 갑시다’는 지난 3월 리퍼트 대사가 테러를 당한 뒤 한·미동맹을 강조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던 말이다.
봉사에 참여한 랍 코웰 목사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삶에서 실천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면서 “자신을 내어줄 때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러셀 치텀 목사는 “배고픈 분들이 배를 채우는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분들을 도우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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