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한 관계에서 배려, 주일 대예배 함께 드리고 이후 특화된 탈북민 프로그램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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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혁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교수가 16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세미나에서 '한국교회 내 북한이탈민 부서 사역의 쟁점과 과제'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2021 탈북민교회 연구 세미나

이미 우리 곁에 있는 3만여명의 탈북민을 구제나 선교의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배려하며 한국교회 내에서부터 진정한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교통일한국협의회(대표회장 강보형 목사)는 16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크로스로드 세미나실에서 '2021 탈북민교회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탈북민 사역,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한국교회 내 북한이탈민 부서 사역의 쟁점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김의혁 숭실대 교수는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한국교회의 통일 사역 전반을 되돌아보게 했다"며 "현재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 속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발표를 위해 부산 수영로교회, 서울 남서울은혜교회 영락교회 온누리교회, 성남 할렐루야교회, 대전 대흥침례교회, 안산동산교회 등 7개 교회 내 탈북민 부서를 조사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탈북민 사역을 시작한 한국교회는 그동안 탈북민을 구제의 대상 혹은 선교 대상으로 접근한 경향이 많았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 온 지 얼마 안 된 탈북민이 다른 이들의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북민들이 한국교회의 이 같은 고정된 시선에 갇힌 채 힘들어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는 탈북민 선교를 독려하고 이들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탈북민을 '통일 선교의 일꾼'으로 불렀다"며 "그 안에 담긴 선한 의도와 별도로 탈북민으로선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다. 탈북민은 자신을 도구로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 지향적 접근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탈북민이 주일 대예배에 함께 참석하되 이후 탈북민 중심으로 특화된 경건회 및 양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탈북민이 대예배에 참석하면 전체 성도와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써 하나의 예배 공동체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탈북민이 탈북민 예배만 드리면 익숙한 분위기에서 잘 적응할 수 있으나 남한 성도와 예배 공동체를 세워가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 내 탈북민 부서는 궁극적으로 탈북민을 하나님과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일예배 시간에 탈북민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 선포, 통일과 북한을 위한 대표기도 등을 포함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탈북민을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런 태도는 남북한 성도 간의 수평적 관계를 어렵게 한다"며 "남한 성도는 하나님의 환대를 조금 먼저 경험한 존재로서 탈북민 교인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동행의 여정을 가는 것으로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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