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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제일교회 청년부 ‘이단계경보’팀의 성은비(앞줄 왼쪽) 팀장이 1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회 사무실에서 팀원들과 함께 이단척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모든 일은 데이트에서 시작됐다. 

교회 청년들이기도 한 두 남녀 커플은 함께 모일 때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서는 보육시설이나 경로원 봉사활동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접한 이단 세미나 개최 소식이 떠올랐다. 

이단 전문 매체인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의 강연이었다. 

"수원에는 이단의 목록이 정리된 지도가 없다"는 지적에 두 커플은 비로소 할 일을 찾았다.

수원제일교회(김근영 목사) 청년부 소속인 이들은 곧바로 이단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인 '이단계경보'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두 커플에다 청년 4명이 팀원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 3월까지 9개월에 걸쳐 수원 지역에 있는 교회를 전수 조사하면서 이단 여부를 파악했다.

수원시 4개 행정구를 한 주에 하나씩 꼬박 한 달 동안 꼼꼼히 조사했다. 

성은비(25) 팀장은 16일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심할 땐 다 같이 모이는 게 어려웠다"면서 "만나서 일하던 날 카페 주인한테 쫓겨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단 교회를 파악하는 방법은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지도 애플리케이션(네이버 지도, 구글 맵)으로 해당 지역 교회를 모두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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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단계경보팀이 제작한 수원시 이단 지도.

 

둘째 '교회어디가' 앱과 각 교단 홈페이지 등으로 교단 소속 여부를 파악한다. 

셋째 이단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전문기관(현대종교 등)에 의뢰한다. 

넷째 빠뜨린 이단이 없는지 최종적으로 재확인한다.

이렇게 해서 파악한 수원지역 이단은 총 10개 종파 36곳이었다. 

신천지(10곳)가 가장 많았고, 여호와의증인(6곳)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영(25)씨는 "교회 청년들의 제보와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기도 했다"면서 "특히 신천지의 집단 코로나 감염 사태 이후 주부들 간에 신천지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이 과정에서 정통 교단으로 위장한 이단까지 찾아냈다"고 말했다.

이단계경보팀은 지난 3월 교회 청년부 예배에서 보고회를 열었다. 

단순한 사역 보고에서 벗어나 곳곳에 숨어 있는 이단을 상징하는 가면을 쓰고, 통일교의 합동결혼식을 패러디하면서 이단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박호철(29)씨는 "이제는 친구들이 카톡으로 의심스러운 교회 사진을 보내면서 '여기 이단 아니냐'며 제보도 한다"고 전했다.

'이단은 어디에나 있고,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이단 지도를 만들면서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든 지역에 이단 지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심하은(29)씨는 "우리 팀이 처음 조사를 시작할 때는 다른 지역의 자료를 참고했는데, 대부분 조사 결과만 나와 있어서 어떻게 조사를 시작하고 진행해야 하는지 막막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누구나 이단 지도를 만들 수 있도록 '이단 조사 매뉴얼'까지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단 지도에 이어 내친김에 이단 지도 제작 매뉴얼까지 만든 것이다(https://www.miricanvas.com/v/113344d).

이단계경보팀의 자문을 맡은 탁 소장은 "코로나 속에서도 지도 만들기에 오랫동안 공들인 청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수원지역 최초로 이단 실태를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자료일 뿐 아니라 지역민들이 건강한 교회를 선택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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