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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속신앙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풍어제가 동해시기독교연합회와 70여 지역교회들의 노력으로 풍어예배로 바뀌었다. 어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풍어예배에서 찬양을 드리는 모습.


“전 능하신 하나님, 올해도 묵호항 어판장에 생선이 가득 차게 도와주세요. 항해하는 모든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우리 주님이 선장되어 주시고 평강 가운데 지켜주시옵소서. 항상 우리를 잔잔한 물가로 인도해 주시옵소서. 아멘.”
12일 오후6시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옆 수변공원에는 이색풍경이 연출됐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어제 대신 풍어예배가 열린 것이다.
묵호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어민들과 동해시 각급 기관장, 사회단체장 등 1500여명은 경건하면서도 기쁘고 즐거운 표정으로 찬송을 불렀다.
그리고 이 지역의 70여개 교회가 정성껏 마련한 만찬과 어입인 친목 노래자랑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행사 이름은 ‘18회 풍어예배 및 7회 어업인 노래자랑’. 동해시기독교연합회(회장 박권규 목사·북삼장로교회)가 주최하고 묵호항 주변의 참빛교회와 성문교회, 새힘교회, 새묵호감리교회 등 4개 교회가 주관한 행사다.
묵호항은 동해에서 어업생산물량이 가장 큰 항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용왕에게 풍어제를 드리는 미신이 성행했다.
하지만 1991년부터 풍어제 대신 만유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풍어와 안전을 맡기는 풍어예배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풍어예배는 새묵호감리교회 장태영 목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장 목사가 “올해도 만선 하세요”라고 외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이어 찬송가 478장 ‘참 아름다워라’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고 잃어버린 영혼을 위한 특별기도가 있었다.
동해시기독교연합회장 박권규 목사는 ‘생명과 풍성함’(요 10:10)이란 주제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하나님은 엄한 분이 아니라 정말로 나의 아픈 부분을 어루만져주시는 어머니 같은 푸근한 분”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순종할 때 하나님은 부담이 아니라, 사랑이고 복이고 만선과 같은 풍성함으로 다가 오신다”고 말씀을 선포했다.
객석에서 우렁찬 “아멘” 소리가 들렸다. ‘부흥’ ‘얼굴’ 등 힘찬 트럼펫 연주는 큰 박수를 받았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동해경찰서 신우회원들이 감미로운 특송으로 예배 분위기를 달궜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상품이 푸짐했다. 동해시기독교연합회는 70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3개의 비누 세트를 선물했다.
또 노래자랑을 열어 입상자에게 자전거와 선풍기, 건강종합 검진권을 제공했다.
경품추첨을 통해 일본과 울릉도 왕복 승선권도 전달됐다.
묵호항 인근은 지금도 삶의 연약함으로 미신과 우상으로 넘실거린다. 그리고 그것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왔다.
풍어예배는 이런 모순을 깨뜨리고 만물의 창조자이며 복의 근원되시는 하나님을 명확하게 일깨워주는 선한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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