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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사이비 대처 활동을 하던 아버지는 이단 신도로 추정되는 괴한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아들 3형제는 아버지의 일을 유업으로 물려받아 오늘도 이단·사이비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고 탁명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의 3형제 탁지일(49·부산장신대) 교수, 탁지원(45·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탁지웅(40·일본성공회 동경교구) 신부 얘기다.


대를 이어 이단·사이비 연구와 피해방지 및 대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3형제를 최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만났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탁 신부가 한·일 이단·사이비 대책 세미나 참석차 일시 귀국하면서 1년여 만에 상봉이 이뤄진 것이다.


내년이면 탁 전 소장이 소천한 지 20주기. 이단과 싸우다 목숨을 잃은 그였지만 이단·사이비들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두렵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앞섭니다.
저희 형제들이 한국교회의 심부름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탁 소장)


아버지가 소천하자마자 3형제가 유업을 잇게 된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아버지의 일을 돕던 탁 소장이 계속 연구소 업무를 이어갔다.


당시 유학 중이던 장남 탁 교수는 아버지가 못 이루셨던 미완의 사명을 이어가야겠다는 마음으로 귀국 후 사역에 동참했다.


막내 탁 신부는 일본 유학 시절 일본 내 통일교의 사회적 폐해를 목격하면서 팔을 걷었다.


“1987년 이후 26년간 일본 전국 각지의 변호사와 소비자센터 등에서 상담한 통일교 피해 접수 건수는 3만3000여건입니다.
집계된 피해금액은 무려 1147억엔(약 1조3000억원)입니다.”(탁 신부)


이는 일본의 ‘전국 영감상법 피해대책 변호사연락회’에서 조사한 통계다.


‘영감상법’은 통일교 신도들이 역전 등에서 손금을 봐준다거나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상술로 포교하는 방식을 말한다.


탁 교수는 “평소에는 이단·사이비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가 막상 문제가 닥치면 허둥대는 게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이라며 “‘이단들보다 교회 안 무관심이 더 힘들다’고 하셨던 아버지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이단·사이비 사역은 늘 상대방을 두고 하는 싸움이라 상처도 크다.


탁 소장이 이단·사이비로부터 당한 고소·고발만 지금까지 200여건. 이날 인터뷰 직전에도 서울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고 오는 길이었다.


소송과 협박, 비방이 난무하는 일터에서도 ‘풀뿌리’ 같은 성도들은 그들에게 큰 힘이다.


“가족 중에 이단·사이비에 빠졌다가 돌아와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했다고 편지를 보내온 성도, 십시일반 후원자로 동참해주는 성도들 덕분에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형제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들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다.


이단·사이비 연구 단체와 피해자들이 함께 ‘글로벌 이단대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다른 하나는 그들이 몸담고 있는 이단·사이비 단체가 문을 닫는 것이다.


둘 다 이뤄지기 위해선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이 우선이라고 3형제는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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