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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쾌 장로

 

요즘 불꽃처럼 번져가는 것이 있습니다.
믿는자이건 안믿는자이건 또 배움의 차이를 떠나서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그리고 국경도 초월해서 이것은 번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가주에서만은 유독 조용합니다.
“주님! 불쌍한 탈북자들을 지켜주세요. 북송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다면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 인지도 우리는 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탈북자들의 북송을 반대하는 기도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북가주에도 300여 개의 크고 작은 교회들이 있고 각 지역으로 한인교회 연합회라는 단체가 조직돼있습니다.
모두들 바쁘셔서 인지 아니면 탈북자 북송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셔서 인지 너무나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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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기독 시민단체로 구성된 단체들이 탈북자 북송 중단을 기원하는 통성기도가 12일 저녁 서울역과 부산역 광장에서 울려 퍼졌다고 합니다.
특별한 것은 이 모임에는 사회자도 없이 오로지 탈북자들의 북송중단을 위한 기도와 찬양이 있었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탈북자의 간증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눈물을 글썽이게도 했다 합니다.
광우병과 FTA에 대해선 집회가 잦았든 북가주지역였지만 진정 인권문제가 걸린 탈북자 북송반대에 대해선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한국의 각 대학교와 연예인들도 이 북송반대 시위와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신학대학생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상을 알리는 전시회를 열며 “우리 대한의 기독청년들은 고통받는 저 북녘 땅의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하나님을 믿고 신앙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호소문도 냈습니다.
필자가 불꽃처럼 번지는 탈북자 북송반대 기사를 대하다가 이번에는 의외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중국인으로서 중국정부를 비판하는 시위에 참가한 조선족교회 교인들의 사진을 봤기 때문입니다.(위 사진)
물론 두건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중국 내 소수민족이기 때문에 혹시 신분이 드러나면 박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 조선족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불법체류자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 때 많은 한국인들이 우리를 위해 싸웠다. 이제는 우리가 한국인(탈북자)을 도울 차례”라고 말입니다.
이 불꽃은 미 의회까지도 옮겨 붙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웃인 남가주 교회협의회와 한인단체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일본타운(재펜타운)에는 중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탈북자 강제북송을 즉시 중단하라”라든지 “탈북자 송환은 반인륜적이다”라는 구호문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고 그 앞에서 시위가 계획돼 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 이념 갈등에는 아주 민감한 북가주지역이 오히려 너무 조용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곧잘 부르짖던 신앙적 양심들은 다 어디로 갔나요?

<본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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