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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임마누엘 장로교회 전 담임목사>

 

구별을 한다면, "성장"과 "성숙"은 비슷한 단어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성장은 보통 신체적으로 자랄 때 사용되고, 성숙은 인격적으로 자라는 것을 뜻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 몸이 다 성장했어도 사람 됨됨이가 모자라면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몸과 더불어 마음도 성숙하셨는지요? 

1992년 봄에 산호세에서 만 36세의 나이로 목회를 시작할 때, 저는 인격적으로도 또한 영적으로도 미성숙한 철부지였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랬습니다. 

그런 저를 28년간 목회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교회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성숙하는 길을 걷게 하셨습니다. 

교회가 커지면서 제가 얼마든지 교만해질 수 있었고, 교회성장이라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영적, 인격적 미숙아로 전락할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은혜로 붙들어주셨습니다. 

교회 안에 가난한 성도님들을 사랑하게 하셨고, 교회 밖에서 방황하는 영혼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주셨고, 작은 교회 목사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게 하셨습니다.

제가 은퇴한지 2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저를 다듬어 계속 성숙의 길을 걷게 하십니다. 

예를 들면, 남편으로서 제가 조금씩 성숙하고 있습니다. 

목회를 하는 동안에는 부부싸움할 시간이 없을만큼 바쁘게 교회를 섬겼습니다. 

그런데 은퇴를 하니 하루 24시간 365일 같이 붙어 사니까 이제 티격태격 말다툼할 시간도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야단치셔서, 이제는 제가 아내를 고치려하지 않고 모습 그대로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아들로서도 저는 조금씩 성숙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홀로 되신 제 어머니는 결혼을 하자마자 훌쩍 미국으로 떠나버린 저를 늘 그리워하셨습니다. 

요즘은 자주 찾아뵙지 못해도, 제가 한국 땅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하시고 행복해하십니다. 

2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홀로 되셔서 어린 두 아들을 키우셔야 했던 저희 어머니의 아픔을 70세가 다 된 제가 이제야 비로소 조금 느끼게 되었으니, 저는 참 미성숙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몸은 20세가 되면 성장이 멈추지만, 우리의 영혼은 계속 성숙의 길을 걸을 수 있고 또 걸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의 성숙의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에베소서 4장 15절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의 겉사람 몸은 어느 시기에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쇠퇴하지만, 우리의 속사람 영혼은 날마다 끊임없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장 6절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몸의 성장보다 더욱 값진 것은 속사람, 곧 영혼의 성숙입니다. 

속사람의 성숙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린 소중한 보석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성숙의 길을 걸어갑시다. 

그래서 인격적으로도 신앙적으로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더욱 성숙해가는 여러분과 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되면 여러분의 가정과 자녀들과 교회와 나라가 여러분을 인하여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얼마나 성숙한지를 재보는 성숙의 척도에 관하여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어떻게 성숙의 길을 걸을 수 있는지에 관한 글도 쓰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민들이 모여사는 경기도 부천 땅에서 고달픈 이민 생활을 하루 하루 살아가는 교민들과 성도 여러분께 손원배 목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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