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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순호 목사
<S.V 노인선교회 회장>


 ‘마음이 지척이면 천리라도 지척이고, 마음이 천리면 지척이라도 천리다’ 라는 말 처럼 아무리 혈연으로 맺어진 부자지간 이라도 신념과 신앙이 다를 때는 갈등으로 이어진다.'

 한 평생 크고 작은 교회 장로로 봉사하다 은퇴하신 한봉직 씨는 어린 자녀들을 이끌고 미국에 와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자녀들을 잘 키웠다. 

그 분은 큰 아들이 목회자가 되기를 소원해서 뒷바라지를 잘해  목사가 된후 그가 목회하는 교회에 출석하면서 기도로 도우며 꼭 조언해야 할 말이 있으면 참고 참다가 한마디 하는 형편이다.

어느 날 오래동안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점들을 모았다가 털어놓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 교회가 창립된지 20여년이 되었고 아들이 담임한지도 5년이 지났으나 별로 부흥이 안 되고 새 얼굴이 보이다가 안 보이고 해마다 출석인원이  적어지고 따라서 헌금도 예산에 못 미친다. 

더욱  김장로의 걱정은 앞으로 부흥할 기미가 전연 보이지 않아 위기감을 느껴 아들에게 그 나름의 조언을 하게 된것이다. “김 목사, 설교준비를 좀 더 잘 해야겠어. 

교인들이 설교를 들으며 아멘소리가 스스로 터져 나와야 돼,  교인들은 은혜를 받는 것 만큼 헌신하고 그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교회는 생기가 돌고 기쁨이 넘치고 감사헌금이 넘쳐. 물론 은혜로운 설교를 매 주 계속한다는 것은 쉽지는 않지, 쉬우면 누구나 다 하지. 

봐, 꼭같은 재료를 놓고 김치를 담그는데 왜 어떤 분이 만든 것은 기가 막히게  맛이 있지? 

대중의 입맛에 맞게 소금과 각종 양념을 배합하는 기본은 같겠지만 그의 정성과 노하우는 다르겠지. 

마찬가지야, 같은 성경을 놓고 설교준비를 해도 남들이 못 찾는 보화를 찾아내서 기도로 씨름하며 완전히 하나님이 주시는 영의 말씀으로  채워져서  선포할 때  전달 받은 모두가 은혜를 받아! 
다음은 심방이야, 한 주일이라도 교인이 안 보이면  곧 전화해서 문안하고 또 찾아가서 문제되는 일을  놓고 기도해줘야 해. 

이 권사가 2주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으나 교회에서 전화도 심방도 없어서 섭섭했다고 나에게 말 하더니 다른 교회로 갔어! 

교인이 몇명 되지도 않는데 그 것 못할 이유가 뭐야! 

외로운 이민자들에게 관심을 더 가져야 해.

 또 있어, 목사의 헌신하는 모습이 교인들에게 각인 되어야 해, 형식이 아니고 진심으로, 우리 목사는 교회 밖에 몰라, 사나 죽으나 거저 교회뿐이야, 하는 말이 교인들에게 각인되게 일해야 해. 교인들이 그 모습을  따라가! 그래서 생긴 말이 ‘교회는 담임목사 만큼 자란다’는 거야!

이런 충언들을 씁쓸하게 듣고 있던 아들이 “ 아버지 저도  할 말이 많습니다” 하고는 그 나름의 하고 싶었던 말 보따리를 풀어놓는데 이런 사연이다. 

아버지의 시대와 지금은 전연 다릅니다. 지금은 교회가 부흥되는 때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그렇고 미국이나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지역에도 부흥된다는 교회는 사실 다른 교회의 교인들이 자리를 옮겨 온 것 뿐인데 부흥된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사는데 바빠지고 또한  세상 여러 재미에 깊이 빠져서 교회를 떠납니다. 

또 설교도 세례 요한처럼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노라 라는 책망의 설교보다는 예수님과 제자 들이 산에 올라가 차분하게 예화도 섞어가며 현실에 맞게 말씀을 전 하시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심방의 개념 보다는 상담이라는 말이 더 적합합니다. 

목사에게 기도를 받고 싶거나  의논할 문제가 있으면  전화로 라도 예약을 하고 가능한 한 교회에서 만나도록 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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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이 한 주일 안 보인다고 무슨 일이 있느냐고 전화하거나 불쑥 그 집을 찾아가는 것은 남의 사생활을 침법하는 것 입니다. 

더욱 아버지 말씀대로 전적으로 교회 만 생각하라고 하시는데 그럴수 는 없습니다. 

목사에게도 처 자식이 있고 부모형제가 있고 도와야 할 이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 일도 목사가 할 의무와 책임입니다. 

아버지는 한국의 상하 문화권에 오래 젖어서 목사를 영적 아버지로 교인들을 사랑하는 자녀로 생각하시는데 지금은 개념이 바뀌어 서로 가까운 친구로 대하며 고락을 같이하면서 공동목표를 이루는 동역자로 대합니다. 

아버지, 제 목회가 정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교회를 찾아가도 됩니다.

그 때 걸려온 전화는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고, 김목사는 곧 회의에 가야한다고 떠났다. 

혜어진 후 아버지 장로에게는 좋은 교회를 찾아 떠나도 좋다는 말이 마음에 걸리고  아들 목사는 담임목사 만큼 교회는 자란다는 말에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몇일 간  잠을 못 이룬 아버지가 아들에게  다시 만나자고 제의를 했고 아들은 그 나름의 괴로움이 있었기에 승락했다. 

다음 모임은 어떤 말을 주고 받을지  궁금하다.
<SV노인선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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