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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준비를 하다가 문뜩 떠오른 곳이 있어서 아이와 함께 갔습니다.
그곳은 다른 곳 보다 조용하고 무엇인가 마음에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입니다.
같이 간 필자의 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묘지가 좋아요?”,
필자는 아이에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래 아빠는 이곳에 오니까 어떤 소리가 들린다.”
물론 아무도 제게 말 하는 사람이 없지만 분명 제게는 무엇인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한 묘 앞에는 아이의 이름도, 묘비도 없습니다.
단지 바비 인형 2개와 사진이 놓여있습니다.
아이 부모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마음으로 그분들과 대화를 해봅니다.
다른 옆에는 큰 묘비에 남편 이름과 사진이 있고 그 옆에는 빈 칸이 있습니다.
분명 그 자리는 아내가 묻힐 곳입니다.
“여보! 먼저 가서 기다리세요, 사랑해요”
남편을 먼저 보낸 부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부인과 대화를 해봅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가니 잘생긴 고등학생의 사진이 보입니다.
“너를 위해 음식을 안 만드니까 이상하구나, 너의 머릿속에 하나님이 떠오르면 너를 위해 그리고 엄마를 위해 기도하겠니....”
아들을 보낸 엄마의 마음이 어떨지 대화를 해봅니다.
온통 슬픔의 대화뿐입니다.
가족의 이별 중 이 가족만큼 슬픔이 가득한 가족이 있을까?
그것은 남편과 두 아들을 먼저 보낸 나오미 가족입니다.
나오미와 며느리 둘만 남았습니다.
잘 살아보겠다고 이민 갔는데 모든 것 잃고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룻기에 나오는 이 가족이 공원묘지 앞에 서 있는 필자에게 무엇인가 대화를 해옵니다.
“죽음이 무조건 슬픔인가요?”
아무리 박살 난 것 같아도 남은 자가 있지 않습니까?
연약한 시어머니 나오미와 두 자부들 그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약속을 이루시었습니다.
룻기에서는 1:8, 2:20, 3:10 동일한 단어 ‘헤세드’가 나옵니다.
그 말의 뜻은 자비, 은혜라는 뜻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자랑할 것 없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헤세드가 임하여 큰일을 계획하신다는 것입니다.
이 가족을 통하여 다윗 왕이 나오고 그 자손 중에서 예수그리스도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헤세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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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우리의 삶이 지금 실패한 것 같습니까?
다 사라진 것 같지만 자세히 보세요.
남은 자가 있습니다.
그 남은 자를 통하여 하나님의 헤세드를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인도에서는 원숭이 잡는 특별한 방법이 있습니다.
원숭이들이 쌀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나무 안에 쌀을 넣어 놓고 손을 겨우 넣을 수 있도록 구멍을 내어 놓습니다.
밤에 원숭이들이 살금살금 와서 구멍 난 곳으로 손을 밀어 놓고 쌀을 한 움큼 덥석 잡게 됩니다.
그런데 원숭이들이 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날이 밝아 사람들이 다가와도 절대로 놓지 않다가 그만 잡히고 만다는 것입니다.
살기 위하면 움켜잡은 것을 놓아야 합니다.
내 손을 놓을 때 하나님께서 내 인생을 잡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헤세드입니다.
묘비 앞에서 나오미 가족과의 대화를 하다 보니, 슬픔으로만 보이던 바비 인형이 놓인 어린아이 가족도, 먼저 하늘나라 간 남편을 생각하는 가족도 그리고 잘생긴 아들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가족도 모두 하나님의 헤세드를 발견하여 희망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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