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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자녀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어 스스로 영어 이름을 만들어 부르더니, 얼마 전 미국 시민권을 받으면서 아예 영어 이름으로 개명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살기에 한국 이름은 불편 하였는가 봅니다.
그뿐인가, 미국에 살지 않아도 한국의 아이들은 빠르면 배속부터 영어 태교를 하기에 아이들 중에는 영어 이름 없는 아이가 없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조금 더 영어에 친숙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담긴 사회현상입니다.
그런가하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된 1940년에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정책으로서 창시개명(創氏改名)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성(姓)을 창설하고 새로운 이름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이는 그 당시 유교가 바탕으로 된 우리 민족습관에는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일이였으나 강제적으로 집행되었습니다.
요사이 올해 3월 21일 한국 대법원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법원에 신청한 사람이 84만 4615명이었다고 합니다.
국민 50명중 한 명꼴로 개명을 시도한 셈입니다.
이들 신청자 중 73만 277명이 이름을 바꿔 개명 허가 율이 무려 86.4%에 달했다고 합니다.
개명 신청의 주된 사유는 놀림을 당하거나 이름으로 성별 분간이 어려운 경우 등의 이유가 가장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명품이, 나죽자, 김꼭지, 김창녀, 최미행, 허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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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들어 이름을 변경하고자 하는 이유로는, 연쇄살인범 강호순, 김길태 등과 같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흉악범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개명 신청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성서에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이름을 개명한 사람이 나옵니다.
‘유다’라는 이름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야곱의 12 아들 중에 4번째로서 그 뜻은 ‘찬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유다의 후손을 통하여 다윗 왕가가 형성되었고, 메시야가 이 땅에 오신다는 것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예언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유다’라는 이름을 무척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그 결과 유다라는 이름은 당연히 동명이인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특별히 성(姓)을 이름 앞에 사용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다’라는 이름을 가진 각각의 사람들을 구분하여야 했습니다.
누가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12제자 이름을 기록하면서 유다의 아버지의 이름을 넣어 ‘야고보의 아들 유다’라고 표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은 유다를 새로운 이름 ‘다대오’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후 ‘유다’라는 이름이 악명 높은 이름의 대명사 격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가룟인이 아닌 유다’라고 말하는데 대해 회의와 부담을 느꼈을 유다는 본래의 이름인 ‘유다’를 포기하고 ‘다대오’로 개명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이름을 개명하는 이유가 이처럼 시대마다 다양합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어떻습니까?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이름, 할 수만 있으면 바꾸고 싶은 이름이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 이름이, 그 삶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귀하고 향기나 비록 남이지만, 내 아들, 내 딸의 이름에도 그 이름을 붙여주고 싶은 그런 이름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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