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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서 목사

(방주선교교회)

 

최근에 어느 목사님의 간증집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모님과 함께 단칸 방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동네 골목 골목을 누비며 전도를 했지만, 주일 예배 시간에는 두 분만이 예배를 드리는 일이 비일비재였다고 합니다.
일년 쯤 지나서 마침내 한 사람이 처음으로 교인으로 등록했을 때 부부는 기뻐서 통곡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교회에 부임하고, 1년 여의 시간이 지난 후부터, 목장을 통해 주님을 모르던 이웃들이 한 분씩 전도되어 와서 예수 영접 모임에 참석하여 주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주님을 만나고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곤 했습니다.
그 한 영혼의 마음 문을 열고자 친 자식을 먹이고 돌보듯 섬기며 눈물로 주님 앞에 나와서 기도하던 목자 목녀들의 사랑이 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기까지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정성을 다해서 태아를 지키고 정상적인 분만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마음입니다. 가시고기라는 어종은 치어들이 어미의 살을 뜯어 먹고 어느 정도 자라서 어미 품을 떠날 때까지 자신의 몸을 먹이로 내어준다고 합니다.
문어는 바위 밑에 알을 낳고 무려 7개월을 넘게 알들을 지키며 먹지도 자지도 않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보호막을 헤치고 나온 새끼들을 혼신의 힘을 다해 불어서 멀리 헤엄쳐 가도록 도운 후에 자신은 몸 안의 모든 기운이 다 탈진된 채로 서서히 죽어 갑니다.
생명의 탄생에는 반드시 엄청난 대가가 숨어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머니의 임신과 산고의 고통이 없이 어린 아이가 태어날 수 없듯이, 영적인 한 생명의 출생에도 그 영혼을 마음에 품고 그 영혼을 긍휼히 여기며 눈물로 기도한 적어도 한 성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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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믿음이 남편과 자식들의 영혼을 구원하고, 한 가정이 사랑으로 섬기는 돌봄이 한 이웃을 구원합니다. 한 목회자가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며 새벽마다 간구하는 기도가 탕자의 마음을 돌리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역사를 일으킴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모든 성도님들의 교적부를 넘기면서 무심코 그 가정의 기도 제목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주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박목사, 그 영혼들을 정말 긍휼히 여기고, 그 영혼들을 정말 사랑해?” 그 음성은 제 가슴을 내려치는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흐느껴 울었습니다. 그저 의무감에서 기도해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후부터 성도님들을 위한 기도와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대상자들에 대한 제 기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도의 내용이 달라졌다기 보다는 한 분 한 분을 향한 제 마음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이번 가을 학기는 영어 예배부 교우들을 위해서 생명의 삶과 새로운 삶 공부를 화요일 저녁과 수요일 저녁에 인도하고 있습니다. 화요일 저녁은 5명, 수요일 저녁은 3명의 학생들이 수강합니다. 생명의 삶은 대부분이 부탄 난민들입니다. 수업 준비에서 교통편 제공까지 가르치는 일 외에도 많은 노력이 듭니다.
간식도 각자 돌아가며 준비해오는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저도 스낵을 만들어 갑니다. 보고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숙제도 많고 시험도 본다니까 여러 명이 수강 신청을 취소해서, 이번 학기는 저도 조금 쉴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중노동을 하고 달려와서 말씀을 배우는 그 열의와 그런 영혼들을 보내 주신 주님의 은혜를 생각하니, 이 강좌를 취소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했습니다.
그 초롱 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모든 피로를 잊습니다. 저들 가운데서 당당한 그리스도의 제자들과 미래의 목자들이 나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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