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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자녀가 성적표를 가지고 왔습니다. 생각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는지 성적표를 보이기를 부끄러워합니다.
그런 자녀를 보니 필자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습니다.
자녀와 성적표를 보며 야단도 하였다가 설득도 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열심히 세우다보니, 머릿속에 “너의 성적표는 어떠냐?”하는 생각이 찾아왔습니다.”요즘 전도 나가니?, 기도를 열심히 하니?......”
지난해 12월 6일 한국 교회의 성적표가 발표되었습니다.
교회개혁 실천 연대가 주관을 하고 여론 조사기관이 6개월에 걸쳐서 설문 조사를 하였습니다.
교파를 초월한 목회자, 평신도, 신학교수, 또 교회 밖의 다양한 직업군과 다양한 계층의 일반인들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조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최종 점수로 산출된 한국교회의 성적은 44점이었습니다. 평균이하 점수를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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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입니까? 금년 연초 소개된 두 편의 한국 영화에 대한 평가를 인터넷을 통하여 읽었습니다. “심장이 뛴다”와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입니다.
심장이 뛴다는 남편과 사별했지만 서울 강남에서 영어 유치원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연희, 연희는 해외봉사를 다니고 있는지 외국 어린이들과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 원장실 책상에 놓여 있을 정도로 늘 기도하며 봉사하는 여인입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큰 걱정이 있습니다. 어린 딸이 있는데 심장이 약해 빨리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선인과 악인의 위치가 바뀝니다. 평소 착하게 보이던 연희는 딸의 목숨이 위험해지자 보호자 동의 없이 심장을 빼 돌리기까지 합니다.
딸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기도할 뿐,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에 비해 영화 초반부 희도는 악인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그가 천사처럼 나옵니다.
“쿠바의 연인”은 한국 여자가 10살 연하의 쿠바 남성 오리엘비스와 사랑을 시작합니다.
오리엘비스는 여러 한국 문화에 질립니다.
특히 그를 힘들게 한 것은 한국의 기독교 문화입니다.
딸의 어머니는 검은 피부의 사위에게 자신의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애씁니다.
지하철 옆 자리에 앉은 한 할머니는 오리엘비스의‘‘폭탄머리’’가 사탄처럼 보인다며 기독교식 말세의 징조라고 까지 말합니다.
오리엘비스는 이런 그들을 이해하지만, 이것 아니면 다 틀렸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기독교인들이 가진 정서와 삶의 방식입니다.
결국 이기주의 (심장이 뛴다), 배타주의(쿠바의연인)가 한국 기독교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성적표는 학생들을 두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다음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자녀에게 부족한 과목이 무엇인지, 필자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나아가 한국교회가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을 더 보충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이런 평가를 통하여 다음에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 주님의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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