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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목자병원 원장 이창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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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9장 62절 말씀이다.

이 말씀으로 지금 바로 행동하라는 내용을 묵상해보자.

'귀차니즘'이란 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만사가 귀찮아 게으름 피우는 걸 귀차니즘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현대 문명이 잘되는 길은 귀차니즘이 활성화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부지런하면 현대 문명이 발전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차 타는 대신 걷는 걸 좋아한다면 자동차 제조 회사는 물론이고 관련 산업도 성장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늘 걸어 건강해지면 약국이나 병원 운영도 어려워진다. 

일찍 잠자리에 드니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나 게임, 유흥업소도 망한다. 

항상 음식도 만들어 먹는다면 외식 산업의 앞길도 어두워진다.

현대 문명은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을 게으르게 길들여 왔다고 본다. 

과학의 발달은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을 만들고 있다. 

리모컨 누르는 것도 귀찮아 말로 명령하는 시대가 열렸지 않았는가.

지금을 창의성의 시대라고도 한다.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대인이 언제까지 창의적일 수 있을까 싶다. 

인간이란 발이 멈추면 생각이 멈추는 존재다. 행동이 멈추면 의식도 굳어 버린다.

1960~70년대까지 전 세계 신발업계를 주름잡던 브랜드는 아디다스였다. 

당시 몇 명의 젊은이가 아디다스를 능가하는 신발을 만들겠다고 모였다. 

모두가 말렸다. 

재정도 부족해 의욕만 앞섰지 일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한 청년이 "일단 한번 해보자"라고 격려했다. 

영어로 하면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다. 

이 말은 회사의 슬로건이 됐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나이키가 탄생한 배경이다.

브랜드의 운명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겠다는 의지는 또 다른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놀라운 결실이 됐다.

세상에는 잠재된 가능성을 이루지 못하고 그대로 묻어두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이 알고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풍부한 지식과 경험, 데이터는 잠재된 능력일 뿐이다. 

절대 성취할 수 없다는 말이다. 

행동해야만 잠재된 가능성이 드러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가 이런 말을 했다. 

"기분이 행동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행동이 기분을 일으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분이 나야 행동한다. 

공부할 기분이 나야 공부하고, 운동할 기분이 나야 운동하는 식이다. 

새로운 걸 도전할 기분이 나야 도전하는 것이다. 

결국 기분이 나지 않을 때까지는 행동하지 않는다. 

기분이 날 때까지 모든 걸 미뤄둔다.

도스토옙스키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할 것이다."

오늘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쉬면 내일은 기분이 나지 않아도 뛰어야 하는 괴로움과 직면한다. 

예수님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셨다.

생각이 많아 망설이는 인생이 많다. 

할까 말까 고민만 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인생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도 합당하지 않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끝이 보이지 않는 천릿길 앞에서 좌절하고 멈춰 있는 사람은 그 끝을 절대 볼 수 없다. 

오늘 한발 먼저 내디디고, 내일 또 한 발 내딛는 행동이 중요하다.

지금 바로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천릿길이 9백리가 되는 것이다. 

결국, 막막했던 그 먼 길의 끝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는 것이다. 

'일단 한번 해 보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오늘 당장, 바로 시작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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