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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인들이 30일 경기도 수원역 앞 정나눔터에서 한벗교회가 제공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30일, 경기도 수원역 앞은 해도 뜨지 않은 새벽부터 식사를 위해 찾아온 노숙인들로 붐볐다.


노숙인 무료급식소인 정나눔터에 들어선 이들은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아멘”이라는 아동 찬송을 함께 불렀다. 김치와 흰 쌀밥, 라면을 받아들고는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2014년 수원역에 마련된 정나눔터에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노숙인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한다.


조식은 한벗교회(정충일 목사)가, 석식은 함께하는교회(백점규 목사)가 책임진다.
정충일 목사는 정나눔터가 들어서기 전인 1998년부터 20년간 수원역 노숙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이날 이곳에서 식사한 노숙인 89명 대부분은 고향을 찾아갈 수 없다.
김기영(50)씨도 마찬가지다.


처가 식구와 아들이 대전에 있지만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


20대에는 서울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신학서적도 읽고 교회도 열심히 다녔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모든 것을 잃은 뒤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김씨는 “10년째 정 목사님이 주신 밥을 먹으며 살고 있다”며 “춥고 배고픈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한 끼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에 나앉은 우리를 손가락질하던 이가 어느 날 우리 옆에서 함께 노숙하는 일도 있다”며 “무지하고 게으르다며 비난하지 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나눔터는 설 명절에도 쉬지 않고 문을 연다.
고향에 가지 않는 노숙인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서다.


희망의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황의창(30)씨도 명절날 고향인 천안에 갈 수 없다고 가족들에게 일러뒀다.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정 목사는 경기도 광주의 자택으로 노숙인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고 윷놀이를 할 예정이다.
최은숙(50) 사모는 떡국과 전을 준비한다.


정 목사는 “노숙인에게는 설 명절이 가장 외롭고 배고픈 날이 될 수 있다”며 “가난한 이에게 복음을 전하러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는 명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회장 이영훈 정성진 고명진 소강석 목사)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이승희 박종철 김성복 목사)은 이날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을 심방했다.
한교봉과 한교총 실무자들은 400가정을 방문해 설 선물과 새해 인사를 전했다.


주민 안만정(59·여)씨는 “명절을 앞두고 쓸쓸했는데 교회에서 찾아와 선물을 주시니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두 단체는 서울 종로구 돈의동 해뜨는주민사랑방에도 선물 150개를 나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위임목사) 원로장로회(회장 김평의)도 이날 교회 앞 베다니광장에서 ‘어려운 이웃 쌀 나눔 행사’를 열었다.


임마누엘복지재단(이사장 김경식 목사)은 이날 ‘사랑의 쌀 나눔 잔치’를 열고 서울 송파구 관내 장애인과 홀몸 어르신 600명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고 10㎏ 쌀 600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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