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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하는 일은 상담과 심방, 행사 기획입니다. 
집에 못 들어가는 날도 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 교인 및 담임목사와의 갈등 등 다양한 스트레스에 처해 있습니다.
 때문에 제가 맡은 기관의 설교 준비가 소홀해지기도 하지요.”(J 부목사)

#“월급은 한 70만원 정도 받아요. 
왔다갔다 할 차비 정도지요. 하나님 사역이라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지만, (한숨 쉬며) 4대 보험이 안되고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평일 낮에 투잡을 뛰고 있어요.”(L 교육전도사)

#“실적 스트레스가 가장 큰 부담입니다. 
그것은 담임목사마다 차이가 있어요. 어떤 교회는 대예배 때 정문에서 측정기를 숨기고 교인이 들어올 때마다 체크한다고 해요.”(K 부목사)


부교역자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흔히 한국교회에서 ‘교육 전도사’ ‘행정 목사’ 등으로 불리는 부교역자들은 지난 세기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기여도에 비해 부교역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혜택이 부족하다는 게 교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계에 따르면 적지 않은 부교역자들은 암울한 현실에 처해 있다.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교회의 가부장적 사고에다 교회성장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누구보다 더 많이 헌신해야 한다는 고민에 빠져 있다. 

또 주말이나 연차 휴가도 없이 일하고 교인들을 위해 밤새 기도하는 부교역자들도 많다.

하지만 부교역자를 동역자라기보다 아랫사람으로 생각하는 담임목사도 적지않다. 상당수 교단들은 총회법에서 부목사를 ‘담임목사를 보조하는 임시목사’로 규정할 정도니 부교역자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된다.

또 부교역자는 설교를 너무 잘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못해도 안 되는 모순에 빠져 있다고 부교역자들은 호소한다. 심지어 사모들 사이에도 서열의식에 따른 알력이 있다.

부교역자를 키우지 않는 점도 문제다. 특히 일부 교단은 부교역자로 잘 섬기고 있어도 그 교회 담임후임으로 청빙하지 않는 규정이 있어 부교역자들은 아예 ‘목회 노하우’나 잘 배워 나가자는 의식이 팽배하다.

부교역자가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는 실적 스트레스다. 

담임목사의 교회성장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부교역자는 담당부서나 구역 교인 증가, 헌금 다과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박진우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교회는 성도들에게 안식일은 반드시 안식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안식일이 부교역자에게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한국교회는 이제 부교역자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제자훈련시스템 D3왕의사역 대표 안창천 목사는 “성경에 따르면 교회란 예수님의 몸으로 모든 지체가 모여 조화를 이룬 곳”이라며 “그런데 한국교회는 머리만 있는 기형적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안 목사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인식전환”이라며 “함께 더불어 가는 좋은 교회가 되려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와의 관계가 경쟁의 대상이나 교회성장의 수단이 아닌, 사랑의 띠로 하나가 돼야 한다(요 21:15∼17)”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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