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내 소외된 이웃 찾아가 봉사활동 펼친 뒤 당회 열어


당회-01.jpg

▲ 춘천동부교회 당회원들은 당회를 열기 전 지역 사회 내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친 뒤 회의를 열고 있다. 김한호 목사(맨 오른쪽)와 당회원들이 재료를 다듬고 있다.


'당회'하면 제일 먼저 딱딱한 회의가 떠오른다. 또 갈등과 난상토론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춘천동부교회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일명 찾아가는 당회가 춘천동부교회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4월, 김한호 담임목사가 부임한 뒤 이 교회의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당회에서였다.
김한호 목사를 비롯한 당회원들은 지난 2일 월드비전 춘천지부를 찾았다. 저소득층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밥을 배식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당회를 이런 방식으로 열고 있다. 지역 사회 내 소외된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 뒤 회의를 한다.
장병섭 장로(춘천동부교회)는 "탁자에 앉아서 탁상공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가 봉사를 하면서 현장의 어려움과 아픔을 더 잘 알게 됐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교회가 그들을 더 잘 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디아코니아와 관련한 논문을 써 박사 학위를 받은 김한호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춘천동부교회에도 디아코니아 정신을 심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급격한 변화를 추구한 건 아니다. 당회원들이 교회 내부, 즉 지하 주차장, 식당 등을 찾아다니며 함께 기도하고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당회원들이 솔선수범하자, 교인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찾는데 더 열심을 보이고 있다.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담임)는 "교회가 봉사를 할 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했다"며 "이제는 뭔가 교회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구체적으로 도와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펼친 뒤 회의를 하다보니 당연히 분위기도 부드러워졌다.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말하기보다 먼저 들으려고 하기 때문에 갈등의 요인도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어리둥절해하던 당회원들도 곧 담임목사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담임목사는 장로들이 이해해주니 고맙다고 했고, 장로들은 담임목사의 목회 방침을 믿었다며 서로를 추켜세웠다.
회의를 할 때도 이 교회만의 특색이 드러난다.
김한호 목사가 한 장로에게 스톨을 걸어주면, 그 장로는 가급적 발언을 자제한다. 당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묵상기도로 당회를 지원해달라는 뜻이다. 스톨을 걸어주는 방법은 김한로 목사 미국 장로교단인 PCUSA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런 방법이 담임목사에게 반대하는 장로들의 발언권을 막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춘천동부교회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김한호 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에 진정한 섬김의 신학을 전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김 목사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는 일도 체계적으로 복음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섬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고, 행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춘천동부교회는 디아코니아와 관련한 세미나도 열고, 섬김 활동에 교인들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있다.
춘천동부교회의 찾아가는 당회가 한국교회에 신선한 도전이 되고 있다.

한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