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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일보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송길원 대표, 이동현 목사, 이윤재 대표, 안덕원 교수(왼쪽부터)가 이스터 트리 캠페인의 필요성과 확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빛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기독교의 오랜 상징이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부활절, 대림절, 성탄절과 같은 절기에 초를 사용했다. 
세상에 빛으로 오셔서 어둠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과 탄생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특히 부활절에는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슬픔과 아픔 가운데 신음하는 많은 이들에게 소망을 주실 것을 기대하며 빛을 밝혔다.  

2015년 부활절을 맞아 국민일보와 ㈔하이패밀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스터 트리(Easter Tree·부활절 트리) 캠페인’은 부활신앙의 참뜻을 알리는 문화운동이다. 

양 기관은 지난 17일, 이윤재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동현 광주평화교회 목사,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안덕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한국교회 부활절 문화를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하는 이스터 트리가 살림(생명) 운동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참석자>
이윤재(한신교회 목사)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동현 광주평화교회 목사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 
안덕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부활절을 10여일 앞두고있다. 
2015년 부활절은 어떤 의미로 되새겨야 할까. 

▲이윤재 대표=부활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한국교회는 지난해 있었던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며 아픔을 겪은 많은 이들이 주님의 빛 가운데 다시 일어서기를 기도해야 한다. 
또한 광복 70주년과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며 교회가 이 땅의 소망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자.  

▲송길원 대표=사순절은 부활절 40일 전,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해 성토요일에 끝난다. 
약 4세기께부터 시작되었는데, 예수가 세례를 받은 뒤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을 하고 사탄의 유혹을 받으며 보낸 기간을 기념해 생긴 관습이다. 
사순절의 주된 정신은 참된 자아를 추구하고 영적인 준비를 갖춘 뒤에 부활절을 맞아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려는 데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교회는 삶은 ‘계란 먹는 날’로 새신자 유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계란이 가진 생명력에 의미를 두고 세상을 살리는 문화운동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사순절의 시작이 왜 재의 수요일인가. 

▲안덕원 교수=재의 수요일의 주제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 3:19)는 인간의 정체성 선언에 대한 진지한 숙고이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여러 교단에서 한 해전 종려주일(Palm Sunday)에 사용했던 종려나무 잎을 태워 재를 만들고 그 재로 성도들의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의례를 행한다. 
재를 사용하는 것은 흙에서 온 유한한 인간 존재의 근원을 자각한다는 의미이다. 


-상업화, 세속화한 성탄절 문화 등 기독교 문화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이 대표=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트리는 어느새 백화점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다. 
부활절은 마땅히 상징이 없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40일 동안의 사순절을 애써 보내고 부활주일에 계란 하나 까먹는 것으로 부활절을 보낸다는 데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부활주일로부터 시작되는 50일간의 축제이다. 
이미 상업화돼 버린 크리스마스 문화를 뛰어넘어 이스터 트리와 같이 생명의 기독교를 알리는 새로운 문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스터 트리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어떤 의미이고 캠페인을 어떻게 벌이겠다는 것인가.

▲송 대표=이스터 트리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알리자는 기독교 문화운동이다. 
성탄절에 성탄 트리가 있는 것처럼 부활절에 계란 모형의 전구를 단 이스터 트리를 설치해 부활의 기쁜 소식을 주위에 전할 수 있다. 
계란에 담긴 생명력의 의미를 살려 진정한 부활의 소망을 전하는 의미다. 
또 블리스풀(Blissful)이라는 형용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어 단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꼽을 수 있다. 

더할 나위 없는 지복, 하늘의 복, 천복과 희열, 기쁨이라는 뜻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보석과 같은 단어다. 
기독교의 가치와 본질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용어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성탄절에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에는 ‘해피 뉴 이어’라고 인사하듯 부활절에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쁨이 넘치는 ‘블리스풀 이스터’라고 인사하자는 운동도 펼쳐나갔으면 좋겠다.  

▲이 목사=‘살림’(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다. 
기독교를 믿는 국회의원도 많은데 성탄절 특사처럼 부활절 특사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희년에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처럼 개인과 조직 내에서 원수진 이들이 손을 잡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지난 16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이스터 트리 점등식이 개최됐다.

▲송 대표=하이패밀리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한 달 앞둔 3월 16일 진도 팽목항 등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와 함께 ‘이스터 트리 점등식’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세월호 희생자가족을 대표해 고 양온유양의 가족이 참석했고, 진도군 교회연합회 목회자와 성도들, 한국편지가족 관계자, 순천 하늘터울림교회 성도들이 참석했다. 
이스터 트리는 팽목항 등대에 설치됐으며,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기 위해 304개의 계란 모형 전구에 불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분들을 추모했다. 
우리의 슬픔이 이스터 트리의 불빛처럼 희망과 소망의 불빛이 돼 팽목항에서 북한 흥남항까지 한반도 전역을 뒤덮고,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까지 밝힐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스터 트리는 앞으로 한 달 동안 팽목항 등대와 함께 밤마다 불을 밝히며 부활의 소망을 전해줄 예정이다.  


-이스터 트리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 한국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목사=예수님이 십자가 질 때는 세상 여론에 끌려 가시면서도 한마디도 말 안 하셨다. 
그런데 부활 후에는 11번이나 친히 제자들에게 찾아가 부활을 설명하시면서 그들을 살리시고 평안이 있으라, 담대히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이스터 트리 운동이 낮은 곳으로 찾아가는 부활절 생명 씨앗운동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계란을 깨뜨려서 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웃교회에도 달고 작은 교회와 큰 교회가 서로 주고받는 운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송 대표=부활의 정신이 이어질 수만 있다면 5월까지 계속돼 가정을 살리는 운동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이것은 계란 모형에다 직접 자기가 쓴 기도제목과 소원을 새겨서 달면 좋겠다. 
한국교회가 나눔의 정신이 살아날 것이다. 
교회가 성찰과 침묵의 시간으로 보내면 부활절 이후는 더 드러내서 이제는 세상을 살리는 쪽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 대표=한국교회 부활절 문화를 다시 생각하자는 주제에 동감한다. 
목회자와 교계지도자들, 평신도들 모두가 부활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고 생활 속에 제대로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무덤덤하게 보내는 것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스터 트리 캠페인이 부활절 문화운동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안 교수=고난의 영성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매우 철저한 훈련의 계획을 세웠다. 
음식과 말을 줄이며, 열심을 다하여 기도하고 선행을 베풀었던 그들의 신앙이 참으로 아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훈련을 통해 경건을 습관으로 만들었던 신앙의 선배들의 지혜가 계속되려면 반복학습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 것이다. 
습관(Habit)의 라틴어 어원은 하베오(habeo)이다. 
그 의미가 “…을 가지다”이다.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자기 것이 되도록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약 2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려면 고통스럽지만 20일만 꾸준히 하면 습관으로 정착될 수 있다. 
사순절은 40일이다. 경건을 습관으로 만들고 다시 한번 완벽한 습관으로 확인하기에 참 좋은 기간이다. 

▲이 목사=빛으로 오신 주님을 기억하며 교회의 사명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우리 자신, 우리의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도하자. 
우리 안에 자리 잡은 절망과 고통이 주님의 은혜 가운데 희망과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 이 대표=이 운동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절제와 사랑과 소망으로 가득 찬 부활절이 됐으면 한다. 
고난과 훈련의 과정을 통해 정금과 같이 단련돼 보석처럼 빛나는 크리스천들이 되기를 우리 모두 기도하자.

▲ 송 대표=세상의 무가치한 일들로 바벨탑 쌓기에 전념해온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이제 이웃들에게 우리의 십자가 사랑을 온전히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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