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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2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직능특별위원회 발대식’ 모습.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새누리당 종교위원장 이이재 의원, 무속인 오민경씨, 직능특위 위원장 정희수 의원,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 종교위원장 이이재 의원이 ‘국회 굿판’ 주선에 이어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굿판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벌어졌다. 


이 의원의 협조를 받아 한국역술인협회(회장 백운산)가 펼쳤다.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기원하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빈다는 게 국회 굿판의 취지였다.  


파문이 커지자 이 의원실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수굿은 이 의원실과 국회사무처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바로 (국회 직원에) 제지당해 제상을 치우고 굿 자체를 취소했으며, 문화예술공연으로 대체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굿을 하지 않았다는 이 의원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가 복수의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날 나라의 ‘미래를 점치는 국운발표회’의 식전행사로 재수굿이 펼쳐졌다.


재수굿을 진행한 무속인 오민경씨는 지난 6일 전화 인터뷰에서 “같이 간 동료들과 40분 넘게 재수굿 공연을 펼쳤다”며 “재수굿 네 마당을 나를 포함 (무속인) 4명이 진행했고 나는 불사거리 춤을 췄다”고 털어놨다.


재수굿은 가족의 건강이나 집안의 평안, 생업의 번성 등을 기원하는 굿이다. 오씨가 춘 ‘불사거리 춤’은 하늘의 문을 열고 수명장수와 소원을 비는 굿거리 춤으로 일명 ‘청궁맞이’라고도 한다. 

오씨는 “이날 제사음식이 치워지는 바람에 굿을 하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하지만 주최 측이 하도 무속신앙을 알려야 한다며 공연을 해달라고 부탁해 꽃과 화분 앞에서 그냥 춤사위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사여부가 오락가락하는 중에 굿거리 춤을 추려니 상당히 불쾌했다”고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오씨는 재수굿을 할 때 입은 옷에 대해 “굿이나 행사에 나갈 때 입는 옷”이라며 “이날 나는 하늘의 천신을 접하는 불사(거리) 춤을 췄다. 


무속인이 입는 옷 중 불사(거리) 옷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굿판’ 논란에 대해 그는 “그게 왜 이슈가 돼 시끄러운지 정말 모르겠다”고 여론을 못마땅해 했다. 


그러면서 “무속인이라고 해서 국회에서 굿을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며 “왜 우리나라 토속신앙을 미개한 것이라고 말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한국교회연합 박종언 인권위원장은 “음식 반입 불허로 제상을 못 차렸다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제상이 차려졌거나 그렇지 않거나 굿풀이는 굿풀이”라며 “학술발표회였다면서 그런 공연이 왜 필요했는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행사를 주선한 새누리당은 즉각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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