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대부흥 그날처럼… 10만명의 영적 파도 백사장에 몰아치다

 

 

2_평양대부흥.jpg

 

 

 

 


“모든 우상들은 무너지고 주님만 높이는 나라 되게 하소서. 이 땅의 지친 모든 영혼 주 예수 사랑 알게 하소서~.”

8일 오후 700여m에 이르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찬양곡 ‘한라에서 백두까지 백두에서 땅끝까지’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백사장엔 흰색 빨간색 남색 초록색 등 형형색색의 옷을 맞춰 입은 성도들로 빼곡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 넘어서까지 진행된 ‘2024 해운대성령대집회’(대회장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가 빚어낸 광경이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부성본·이사장 이규현 목사, 본부장 박남규 목사)가 주최한 집회는 총 10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부산지역 1800여 교회를 비롯해 울산과 경남 등 전국 33개 지역 교계가 동참했다.

부산 교계의 해운대 집회가 열린 건 꼭 10년 만이다. 2014년 5월 25일 같은 곳에서 열린 ‘2014년 해운대성령대집회 525 회개의 날’이 재현된 것이다. 당시는 폭우가 쏟아졌고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나라와 한국교회를 향한 기도의 열기만큼은 변함없었다.

집회에서는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류정길(제주성안교회) 목사가 설교자로 나서 각각 ‘너희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흐름이 바뀌다’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선포하며 회개와 믿음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회개는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주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것과 그럼에도 행위적인 열심은 계속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눈물로 기도할 것은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다. 언제 주님에 대한 사랑을 잃었는지 깨닫고 십자가 감격을 회복하자”고 권면했다.

류 목사는 “우리가 하나님만 바라보는 부모가 되고 죄에서 하나님께로 돌아갈 때 자녀들의 믿음도 회복될 것”이라며 “영적 어둠의 사사 시대를 끝낸 사무엘처럼 다음세대를 일으키자”고 힘주어 말했다.

해운대성령대집회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이었던 2007년 ‘해운대부흥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집회가 시발점이다. 1907년 평양에서 시작된 한국교회의 대표적 부흥운동인 ‘평양대부흥’처럼 한국교회의 회개를 바탕으로 국가 발전과 복음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공교회성을 공고히 하면서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축된 한국사회와 교회를 다시 일깨우자는 각오를 담아 ‘9·8 해운대 선언’을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교회와 민족의 죄악을 깊이 회개하며, 진정한 변화와 부흥만이 유일한 회복임을 천명한다”면서 “해운대에서 시작된 부흥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는 한국교회,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대한민국, 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선포했다.

백사장은 집회 2시간 전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열기를 달궜다. 박순복(67·모리아성결교회) 안수집사는 “오늘 주일 예배를 마치자마자 흰색 콰이어 옷으로 갈아입었다”며 “콰이어 이름이 리바이벌(부흥) 콰이어인데 부산지역 교회가 부흥할 수 있도록 손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10년 전 해운대집회 당시 모래 위에서 무릎 꿇고 기도했던 한 청년 신학생은 목회자가 돼 다시 모래밭을 밟았다. 새한교회 교육부를 맡고 있는 남동균(38) 목사는 “어떤 목회를 어디서 할지 막막했던 당시 집회를 통해 다음세대 사역에 확신을 뒀고, 부산에서 사역하게 됐다”면서 “오늘 집회에서 청년 80명과 행사 깃발을 들고 부산·경남 교계 영적 각성을 놓고 중보기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부산 1800여 교회가 연합한 ‘리바이벌콰이어1800찬양대’를 비롯해 예람워십과 제이어스, 부산연합찬양팀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날 모인 헌금은 내년 1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다음세대 집회 ‘청소년월드캠프’에 쓰일 예정이다.
 

한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