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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동성애 동아리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 공간 내부 모습

 

동성애는 어느새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거리낌없이 안방을 드나들고 있고, 대학에서도 각종 동아리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동성애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교회에도 동성애 교인들이 있다.

 

◇대학 동성애 동아리
이화여대 철학과 07학번 박하씨는 대학 입학과 함께 ‘변날’에 가입했다.
변날은 이화여대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인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의 줄임말이다.
박씨는 “중학교 때 ‘내가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고3 때 사랑하는 동성이 생기면서 레즈비언임을 확신하게 됐다”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3 때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박씨는 “어머니께서 처음엔 당황해하셨는데 동성애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신 후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셨다”고 했다.
하지만 주위의 동성애자들 중엔 커밍아웃이 아니라 아웃팅(스스로 성 정체성을 밝히는 커밍아웃과 달리 타인에 의해 성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아는 언니는 부모님께 아웃팅을 당했다”며 “부모님이 ‘정신병원에 끌고가겠다’는 등의 심한 반응을 보이자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다”고 밝혔다.
박씨는 “나는 이대로의 나를 존중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차별을 받는 것이 현실이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오래 사귄 그 사람과 함께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현재 변날 외에도 연세대 ‘컴투게더’, 서울대 ‘큐이즈’, 고려대 ‘사람과 사람’, 중앙대 ‘레인보우 피쉬’ 등 전국의 주요 대학에서 동성애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드라마 속 동성애
유치원생 자녀를 둔 김명란(39)씨는 어느 날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길 들었다.
“유치원의 남자 아이들끼리 뽀뽀도 하고 나중에 결혼하겠다고 해요. ‘TV에서도 아저씨들끼리 좋아하잖아’ 하면서요.” 김씨는 “이런 추세라면 내 아이가 결혼할 때쯤 되면 동성애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높은 시청률과 함께 동성애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40여년을 동성애자로 살다가 지금은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치유사역을 하고 있는 이요나(갈보리채플 서울교회) 목사는 SBS 시청자 게시판에 ‘김수현 작가님께 드립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김 작가가 ‘동성애는 선천적인 문제다. 선천적인 문제를 가지고 비난을 한다는 것은 흑인을 차별하는 것과 똑같다’고 발언한 것은 김길태나 조두순, 강호순이도 성폭행자로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말과 같은 논리”라며 “동성애는 질병도 아니며 DNA나 정신병이 원인이 아니란 게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인생은 아름다워’ 외에도 지난해 말에 개봉됐던 영화 ‘친구사이’도 남성끼리 애무하고 키스하는 장면 등 동성애 장면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이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제작사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소송을 냈고, 행정법원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분류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밖에 양조위와 장국영이 주연을 맡은 ‘해피 투게더’(춘광사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랭보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던 프랑스 천재 시인 랭보와 상징파 시인 폴 베를렌의 동성애를 그린 ‘토탈 이클립스’, 콜린 퍼스 주연의 ‘싱글맨’ 같은 영화들이 대표적인 동성애를 묘사한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꽃 미남’들이 주연을 맡은 게 특징이다.
또한 내용과 별개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감성적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다.

◇교회에도 동성애가
동성애는 영화나 드라마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먼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고 비신자들의 전유물도 아니다.
동성애자이거나 동성애를 경험한 이들은 교회 내에도 분명 존재한다.
2007년 8월 강남의 한 교회 청년부에 속해 있던 김모(당시 22세)씨는 예배 시간에 다음과 같이 간증했다. “저에게는 남에게 밝힐 수 없는 오랫동안 묵은 죄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죄에 대해 계속 합리화하며 하나님의 기준이 아닌 저의 기준으로 살아왔습니다.
저의 그 끔찍한 죄는 바로 동성애입니다.”
김씨는 교회에서 동성애가 죄라는 말을 들을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성향을 갖고 태어났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이 동성애자들을 만들어 놓고서는 그들을 죄인이라고 매도하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며 “‘동성애는 타고난 것이므로 죄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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