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 목사

 

자고 나면 총기 난사, 자고 나면 경찰폭력, 자고 나면 푸틴의 잠꼬대 비슷한 핵무기 위협설, 자고 나면 역대급 강추위… 자고 일어나기가 싫어진다.

릭 워렌 목사가 키워놓은 새들백교회가 여성목사 안수 줬다고 침례교단이 제명 할 거라는 시시껄렁한 뉴스만 넘치는 판에 그래도 미주한인들도 튀르키에 강진에 화들짝 놀라서 여기저기 성금을 보내는 모습은 우리의 가슴을 덮여주는 A급 뉴스다. 

역시 인류애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코리언들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뜨겁고 감동적인 뉴스가 터져 나왔다. 

바로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일어난 '성령 폭발'소식이다.

CBN 뉴스는 지난 주말 2만 명이 참가하는 '성령폭발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폭발이란 뜻의 익스플로젼(Explosion)이라고 표현했다. 

일부 언론은 '애즈베리 아웃포어링(Outpouring)'이라고 썼다. 

거침없이 분출되었다는 말이다. 

무엇이? 성령의 역사가 그랬다는 것이다.

'애즈베리 리바이벌'이란 말로 총칭되는 이번 성령집회는 켄터키주 윌모어에 있는 애즈베리대학교에서 일어났다. 

애즈베리는 기독교 대학이다. 

지난 8일 수요 예배에서 시작된 부흥의 불이 뜨겁게 타오르더니 이제는 애즈베리 캠퍼스 밖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학생, 학교 스텝 등 100여 명의 예배 참가자들이 교내 휴즈 강당에서 회개하고 용서하며 뜨겁게 기도하기를 시작하더니 밤을 지새우며 이 집회는 계속되었다. 

집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라'는게 주제였다.

주말에 이르자 1500석의 휴즈 강당이 꽉 찼고 660석의 에스테스 채플, 350석의 매케나 채플도 만원사례가 되었다. 

일주일째 되던 지난 14일에는 2만 명의 인파가 몰려 캠퍼스 내 잔디밭, 5개 캠퍼스 건물도 부족해서 인근의 연합감리교회와 빈야드 교회당까지 들이차게 되었다. 

이 집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의 긴 행렬로 교통이 마비되고 윌모어 도심에는 2.5마일에 이르는 차량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번 아웃포어링에 소셜미디어가 큰 몫을 했다. 

예배와 기도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재빠르게 전달되었다. 

이러자 하와이, 매사추세츠, 일리노이, 미네소타, 테네시, 인디애나에서 '나도 그 집회에 참석하고 싶다'며 먼 길을 달려온 것이다.

왜 이런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바로 '영적 갈급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는 그 갈증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적으로 이 세상이 '빈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자유와 탐욕만이 넘치는 세상, 나를 건드리면 눈곱만큼도 용서할 수 없다고 덤비는 병적인 이기주의, 사랑은 고사하고 용서와 관용은 찾아보기 힘든 살벌한 세상. 

먹고사는 건 해결되었지만 영혼은 마른풀처럼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세속화를 막아내지 못하는 교회의 영적 나태함에 대한 자책 때문인지도 모른다.

애즈베리 부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05년과 1908년을 비롯해, 1950년과 1958년, 그리고 1970년 등 반복적으로 예배와 기도 운동, 즉 '애즈베리 리바이벌'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주변으로 전파된 적이 있다. 

특히 1970년에 일어난 리바이벌은 14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예배를 드렸고 2000여 명의 전도팀이 전국의 교회 및 130개 대학 캠퍼스로 퍼져나간 영적 폭발 사건이었다.

우리에겐 '원산 대부흥'과 '평양 대부흥'의 역사도 갖고 있다. 

원산대부흥은 1903년 8월 로버트 하디 선교사가 인도한 부흥회에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 1만여 명이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건이다. 

올해는 원산대부흥 1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하디의 영적각성운동은 1906년 평양 대부흥으로 이어졌다. 

3만 명이 회개하고 복음을 영접한 놀라운 부흥운동이었다.

또 1973년 5월 여의도 빌리 그래함 전도집회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 역사의 전환점이 된 집회였다고 평가받는 그 집회 참가인파는 무려 120만 명, 결신자만 1만 6천여명이었다. 

그 빌리 그래함 전도집회도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그래서인가? 금년의 애즈베리 부흥운동이 더욱 의미 있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빈들같은 요즘 세상에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불길처럼 훨훨 퍼져갈 것이란 기대감?

애즈베리 대학교 총장 케빈 브라운 박사는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우리학교에서 일어난 놀라운 리바이벌의 역사를 부흥, 갱신, 혹은 영적대각성, 성령의 쏟아부음, 그 무엇으로 표현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 운동의 소유자는 아니다. 이미 미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의 바램은 교회와 많은 대학, 믿음의 공동체가 이 운동의 공동 운영자가 되어 젊은이들이 변화받고 이 어두운 세상을 밝은 빛으로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나 SNS에서 애즈베리 리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곳에서 특별한 평안을 느꼈다"고 했다. 

또 "성령의 임재를 느꼈다" "회개했다"고 쓰고 있다.

그 애즈베리 성령의 바람이 봄 바람처럼 내게도 불어 와 내 가슴도 뜨거워졌으면 좋겠다. 

더구나 지금은 사순절이 아닌가?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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